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4/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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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3-04-17 ㅣ No.2779

나해 주님 만찬 성목요일

 

복음 : 요한 13,1-15

 

                           부활을 향한 발걸음

 

어렸을 때, 저는 무척이나 씻기 싫어했습니다. (헤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씨꺼먼스인가?) 매주 아버지와 목욕탕에 가서 씻는 게 싫어서 잔꾀를 부리곤 했습니다. 머리에 바가지를 쓰고 도망가는 저와 이태리 타올을 들고 조그만 나를 결국엔 붙잡고 마는 아버지!

 

선뜻 더러운 자신의 발을 내밀지 못하는 베드로의 모습에 머물러 봅니다.

죄 많은 내가 예수님 앞에 나서길 부끄러워하는 마음. 그것은 내게 드리워진 십자가를 거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죄를 씻어주시기 위해 내 앞에 무릎을 꿇으시는 그분! 이에 반해 죄를 씻기 싫어 도망다니며 죄의 얼룩을 키우는 나의 모습! 하지만 언제나 그분은 나를 앉혀다 놓고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주십니다.

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부활을 향하여 가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음을 느껴 봅니다. 내 맘을 정화하고, 새로 남을 위해 행하는 발 씻겨 주는 노력은 그때에는 힘들더라도 참으로 좋은 세상을 만나게 해줍니다.

참으로 멋진 성주간을 위해... 아니 참으로 멋진 인생을 위해 남을 위해 발을 씻겨준다는 것의 상징적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됩니다.

 

이 시간에도 어려움 속에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멋진 사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님, 삶을 사랑하며 매일 기도하고, 소중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 시간이 바로 부활을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임을 깨닫게 해 주소서. 비록 종종걸음일지언정 언젠가 고통의 순간에서 벗어나 부활하신 당신을 뵙는 과정임을 깨닫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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