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날라리 예수님?

인쇄

이소령 [avis] 쪽지 캡슐

2000-08-13 ㅣ No.1785

분명 그 자린 예수님 자리였다.

 

그런데......

 

성당 중앙에서 늘 친구가 되어 주셨던 분

 

어떤 저항도 하지 않은 채 아니 저항 할 의사도 전혀 없이 축늘어 져 늘 내 가슴을 아프게

 

하셨던, 날 슬프게 묵상하게 만드셨던 그 분의 자리였는데..

 

오늘 그 자리에 고개를 버쩍 들고 휘파람까지  불면서 매 달려있는 낯선 사람을 본다.

 

앗 !

 

’착시야 착시 ’

 

몇번의 도리질과 기도문. 질끈 감은 두눈에 스치는  두려움과 이상스러움이라니

 

그리고 다시 서서히 숨죽여 고개를 든 순간

 

아뿔사 이젠 정숙한 미사시간에 그것도 경건했던 내 주님의 자리에서 그 사람은

 

코까지 파면서 ......

 

’이건 아냐 오 주님!  잠깐, 일주일동안 내가 큰 잘못을 한게 분명해 오 주님 클났다.

 

’왜 착시라 생각하니? 이 모습도 내 모습인데’

 

 축쳐져 흘러 못에만 의지했던 내 주님이  발까지 꼬며  이리 저리를 돌아 보신다.

 

’ 엠마오 녀석 나왔군 그렇게 열띠게 대들더니’

’어라 여자에 고민하고 서러워 한 마태오도 보이네’

’하이 파이브’

’룰루 랄랄 루루룰’

 

 ’세상에 세상에 ’

 

그 사람은 그외 성당안에 미사를 보는 한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대며 그들을 읽으시는게 아닌가

 

난 일어나야 할 독서 시간과 미사시간 경건을 표할 모든 시간을 놓쳐 버렸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무것도 생각 나지 않는것이다.

 

어떻게야 한다지 어떻게 이건 필시 꿈일게야 오우 지독한 꿈이라니 깨어나라 깨어나 제발

 

볼을 세게 잡아 보기도 하고 입술을 피나도록 깨물어도........

 

어찌 내게 이런일이

다시 한번 눈올려 본 그곳엔 장난끼 가득한 그 사람의 얼굴이 다가온다.

 

’넌 내가  힘없고 무기력한 모습만 있을줄 알았지? 그건 너의 착각이야 난 해가 뜨거우면

썬글러스도 낄 수 있고 너희들이 좋아하는 비트 좋은 음악에 힘합도 출줄 알지 아참 요즘 컴 게임이 왜 다 그모양이냐? 근데 재밌더라 히히히히’

 

’아냐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냐’

 

’그럼 난 뭐니?’

 

’난 지금 지독한 꿈을 꾸고 있고 좀 있으면 깰 예정이야’

 

’후후 과연 그럴까? 참내 그 때도 날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 수더니 지금 역시  마찬가지네 이봐 아비스’

 

’앗 내 세례명은 어디서 훔쳐 안거야 ’

 

’참내 난 어디든  갈 수있고 어떤 모습으로도 역사 할 수있어 날 네 안 틀 속에 가뒤놓지마

하느님의 언어는 참으로 다양하단 말이지 왜 날 이천년 그 때에로만 못 박아 둘려 하는거니?’

 

그리고 그 사람은 못이 박힌 왼팔을 들어 시계 보는 모습을 하더니만

 

’이런 난 가봐야겠어 여기보단 더 날 필요한 곳이 있거든 잠깐 음 강남의 째즈빠라

 난 이 미사에 참여 하는 아이들보다 지금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맘이 가

 자, 아비스 이젠 네가 혼란 하지 않을 모습으로 남기고 갈테니 너무 정신 어지러워 하지말

 라구 ’

 

그러더니만 십자가엔 예전의 내 주님의 모습이 계시고 그는 그 앞으로 쑥 빠져 나오고 있었다.

 

욱 우째 이런 일이

 

’그럼 내가 이모습으로 그 애들에게 다가가리?’

 

헉 또 다른 변신 완벽한 쏘울 째즈 차림의 그가 서 있는게 아닌가

 

그리고  그 사람은 순간 어딘가로 사라지고 그곳엔 그 전 힘없던 모습의 그리스도께서 예전 모습그대로 계셨다.

 

대체 무슨 조화속이냐

 

얼풋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성체시간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난

 

 성체를 모실 수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시간이 흐르고,  성당에 혼자 남게 되었다. 집에 가야 하는 데 이미 날이

 

어두웠고 사무장님은 내가 내 집으로 가길 원하셨다.

 

난 일어나 성수 앞 까지 나왔고 제단에 기도를 하고 나가려는 순간

 

아뿔사

 

그 힘없던 내 주님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하는게 아닌가.

 

 

알다가도 모를 예수님이시다.

 

’난 다양하다구 날 네 틀안에 가두지마 니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에도 난 있어 혼자 고민 하지 말고 모두 온전히 내게 의뢰해 보라구 도움이 되어 줄 수있으니까 이성, 진로 욕망 욕심 네가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 어떤 것도 좋으니까 내게 의뢰 해봐 바보야’

 

누군가 내게 말을했고 다시 돌아 본 십자가엔 시치미를 떼고 있는 모습의 예수님을 발견할 수있었다.

 

 

 

 

 

 



3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