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오래 지날수록 짙어가는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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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흔히들 술이라고 말하고는 합니다만는,(제가 강론시간에 술 이야기를 자주 했더니 제가 아주 술을 잘 마시는 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술 외에도 그런 것들이 많이 있죠. 만날 수록 정이 드는 사람을 알고 지낼떄 느끼는 그 기쁨이라는 것이 참, 뭐라고 말해야할지. 게시판에 무엇인가 제 마음을 남기고 싶어서, 뭘 쓸까 하고 안드레아 신학생(이제부터 구데기라고 불러야지)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러더군요. "뭘 고민하고 그래요? 착한 신학생 이야기 쓰면 되겠구만." 하긴 전 형제가 많은 집안이 참 부러웠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참 사랑하는 우리 동생들 이야기나 한 번 해 보렵니다. 구데기는 제가 신학생때 들었던 별명에 어울리는 녀석입니다. '쓰레기'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갈 때는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참 쓸모있는 것들이 많이 들어있을 때도 있거든요. 구데기는 그런 녀석입니다. 치아 구조가 조금 특이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참 건질 만한게 많은 그런 녀석이지요. 사실 뭐 쓰레기 같을 때도 있죠. 그래도 웃음 소리가 참 매력적이예요. 그렇죠? 우리 막내 동원이 신학생(지금부터는 동팔이)은 참 표현하기가 난감한 녀석이죠. 뭐랄까, 은행같은 녀석이라고 할까? 그 냄새나는 끈적끈적한 물질안에 그런 열매가 들어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처럼 참 엉뚱한 친구죠. 요즈음에는 제게 장기를 좀 이긴다고 으시대기는 하지만, 뭐 곧 제가 다시 승기를 잡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이 친구들이 방학을 해서 본당에 와 있는 시간들이 참 행복하답니다. 그냥 같이 낮잠을 자기만 해도 재미있는거 있죠... 예전에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자란 우리 어르신들이 어렸을 적 생각하시면서 웃음짓곤 하는 그런 기분 있잖아요? 저도 이 친구들이 학교로 들어가고 나면 그런 웃음을 가지게 될런지 아닐런지...
여러분들 소중한 글 항상 잘 읽고 있답니다. 옛날 첫사랑 이야기 같은 것도 참 재미있지 않을랑가 모르것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