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시- 문의마을에 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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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전공이 국문학이다보니 제가 좋건 싫건 간에 많은 문학작품을 배우게 됩니다. 제가 배운걸 여러분께 많이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솔직히 문학에 문외한이긴 마찬가지 입니다... 전공필수 시간인 <현대 시론>에서는 많은 현대시들을 다루고 있는데. 오늘은 고은의 시를 보여드립니다.
문의마을에 가서 고은
겨울 문의에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것을. 죽음1)은 죽음2)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소리로 한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짤 끼어서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받는 것을 끝까지 사절하다가 죽음은 인기척을 듣고 저 만큼가서 뒤를 돌아다 본다.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 문의마을 : 충북청원군 대청호반의 마을 - 이 시는 시인 고은의 동료인 신동문 시인의 고향인 문의마을에가서 장례식을 주관했던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죽음1)은 숙명과 같은 죽음을 의미하며, 죽음2)는 시적 화자의 정서가 녹아든, 그러니까 시인이 느끼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이 시인은 죽음과 삶은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이 시를 쓴 듯 보여집니다.(죽음1,2는 제가 편의상 번호를 달아 놓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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