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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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0-12-21 ㅣ No.2039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등이 들어 왔을 때

차를 조용히 정지 시키는 사람.

 

다른이들은 주식을 해서 얼마를 벌었다고 거품을 물며 이야기할 때

주식의 전문용어도 제대로 몰라 애꿎은 소주만 들이키는 사람

 

남들은 법을 위반해도 온갖 빽(?)을 동원해 무사히 빠져 나왔노라고 자랑할 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철석 같이 믿고 묵묵히 따르는 사람

 

자격미달 정치가들의 온갖 감언이설에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되내이며 또 여의도로 보내야 하는데 일조한 사람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연예인들의 풀버전을 보았노라고 남들이 자랑할 때

풀버젼이 무슨말인가 싶어 황당한 표정을 짖고 있는 사람

 

남들은 갈비집이다. 횟집이다, 호텔뷔페다 흥청거리며 계모임으로 바쁠 때

아이들의 학원비 생각에 시장에서 콩나물 값을 깎아야 하는 사람

 

연말에 남들은 모피코트에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불우시설을 방문하며 사진찍고 생색 낼 때

허름한 바지에 거친 손길로 삶의 현장에서 허덕이는 사람.

 

큰 집에 살면서 남정네는 돈벌이에 바쁘고 여인네는 노름에 미쳐

오늘도 아이들은 피자 한 판에 콜라 한 병으로 저녁을 때울 때

작은 집이지만 온 식구가 된장국에 김치찌개를 앞에 놓고 오순도순 저녁식사를 하는 사람

 

주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아니하여도 성내지 아니함이 군자의 도리이거늘

이 사람들이 정말 바보일까요?

 

비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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