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엄마의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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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 [ilee] 쪽지 캡슐

1999-06-02 ㅣ No.178

+찬미예수님

 

여러분은 반찬을 먹다가 울어보신 경험이 있으세요?  인화는 오늘 반찬을 먹다가 눈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그렇게 밥 잘 먹는 인화가 말이예요.)

 

인화가 아파트로 나온지 일주일이 조금 넘어 가고 있습니다. 정말 밥 해먹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매일 기초적인 식사를 하고 있죠? 밥에 김에 인스턴트 국 아님 카레...  며칠전 작은 아빠께서 미국에 오실 일이 있으셔서 우리 엄마께서 가시는 편에 제가 좋아하는 밑반찬을 몇가지를 해서 보내셨답니다.  냄새가 날까봐 얼마나 꼼꼼히도 쌓셨는지.  어제는 못먹었구요(실은 귀찮아 빵 먹었어요.)  오늘 저녁에 밥과 엄마가 보내주신 밑반찬을 먹고 있는 중 왜 사먹는 것과는 다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거기에는 나의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여 멈추질 못해 결국에는 눈물을 닦으면서 밥 먹던 것을 치웠지요.

 

아직까지 맘이 허전합니다.  그래서 인화 기분이 조금....  엄마가 오늘따라 더욱 많이 보고싶은데 전화를 하면 눈물이 더 나와 걱정을 시켜드릴까봐 이렇게 한강식구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맘 좀 달래고 있습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저희가 살아가는데 소중하다는것은 아마 모르시는 분 안계실것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소중한지는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지요.  여러분이 먹는 하찮아 보이는 밑반찬 하나도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까 고민하시면서 만든다는 사실을 아세요? 그리고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사랑과 정성이 들어가 있는데요.  우리의 어머니가 우리에게 아버지들보다 더 많은 잔소리를 하실지는 모르지만 저희에 대해 더 많이 아시고 항상 돌봐주신다는 사실을 잊지마시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세요(그렇다가 아버지들도 안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어머니는 드시고 싶은 것도 우리 가족을 위해 일하신다고 아버지께 드리고 한참 클 나이라고 잘 먹어야 한다고 저희에게 주시고 당신은 항상 남은 음식을 드신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저희는 항상 당연하다며 먹고는 하지요. 하지만 우리 어머니들도 저가 좋아하는 좋은 음식들을 좋아하신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소중한 어머니께 지금 현재 어떻게 하고 계세요?  혹시 어제 싸우시고 아직까지 냉전 중이신지요?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피하고계신지는 아닌지요?  나와 스타일과 생각이 틀리다고 얘기해볼 생각도 안하시고 무시하고 지내시지는 아닌지요?  만약에 그렇다면 오늘 집에 들어가실 때 술과 커피 한잔대신에 장미꽃 한송이나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과일이나 음식을 사갔고 들어가신 것이 어떠하신지요?  그리고 크게 한번 안아드리며 " 엄마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말씀드려 보세요.  이렇게 조그마한 일에도 우리 어머니들께서 행복을 느끼면서 여태껏 쌓아 놓으신 섭섭함과 안좋은 기억을 지워버리신답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제가 완벽한 딸이라도 된것 같지만 아마 제가 제일 못난 딸일꺼예요.  한강식구들 중에서..  오늘은 엄마에게 오랫만에 편지 한장 써 볼까 합니다. 여태껏 인화의 어설픈 생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슬픔에 잠겨 있는 인화가

 

*** 아버지의 대해서는 다음에 쓸께요.  그것까지 썼다가는 인화 오늘 잠 못잘 것 같습니다. 가족이란 것은 정말 소중합니다.  서로 아껴고 사랑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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