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그냥 지나치기 죄송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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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진 [yonggari] 쪽지 캡슐

1999-06-17 ㅣ No.606

누구냐 하면요, 자칭 '용가리 신부'입니다.  오래만이지요. 참 면목이 없군요. 늘 매일을 확인하고, 게시판을 보면서도 그냥 지나치다가 오늘은 웬지 우리 일원동 게시판이 너무 안되 보여서 들렀습니다.  

잘들 지내시는지요?

저는 오늘 주일학교 초등학생들이 여름 캠프를 다녀올 곳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극비 사항이지만 슬쩍 말씀드리면 캠프장이 "짱"입니다.  다른 말로 "왕"입니다요. 또 다른 말로는 정말 좋습니다.  남한강 줄기를 바라보는 위치고, 일원동에서 멀지도 않고요.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지만 확정이 되면 지겹게 말씀드릴께요.

 

간만에 왔으니 재미있는 얘기 하나 올립니다.

실화입니다.

 

하루는 제가 모 건물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참고로 신부도 급한일을 본답니다.) 옆칸의 대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빠 : "어서 쉬해!"

꼬마 : "아빠 나 큰 건데"

아빠 : "그럼 엄마한테 기다리라고 말하고 올께 혼자서 일보고 있어"

꼬마 : "그러다 누구 오면 어떻게 해요?"

아빠 : "똑 똑 하고 두드리는거 알잖아"

꼬마 : (울듯이)"문이 멀어서 손이 안단단 말야"

아빠 : "그럼 '사람있어요'하고 말하면 돼, 알았지? 아빠 갔다 온다"

꼬마 : "금방 올꺼죠?"

아빠 : "응, 양 백마리만 세면 아빠 올꺼야!"

꼬마 : "알았어요"

(아빠는 간듯하고 꼬마만 남은 듯 잠시 조용하다가)

꼬마 :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양 세마리... 양 스무마리...응...응???"

(그때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고)

"똑, 똑"

꼬마 : "사람 있어요"

(그리고 꼬마의 울음 소리)

급한 사람 1 : "왜 우니?"

꼬마 : "아빠가 없어요."

급한 사람 1 : "근데 왜 울어?"

꼬마 : "양 백마리 세면 아빠가 온다고 했는데 나 스무마리밖에 셀 줄 몰라요. 앙! 앙!"

 

감사합니다.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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