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어..회사두 한산하구..기분도 싱숭생숭하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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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hwancan] 쪽지 캡슐

2000-09-09 ㅣ No.1358

추석입니다...

다음글들을 보시고...

 

1.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 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후론...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

.

.

.

.

.

어  머  니 . . . . . . .죄송해요....

 

 

 

부모님께 잘합시다...

 

 

 

2.아내가 떠난 빈자리

 

아내가 어이없는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

지금도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나 크기만 합니다.

스스로 밥 한끼 끓여먹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남편을 두고 떠난 심정이야 오죽했겠습니까마는

난 나대로 아이에게 엄마 몫까지 해주지 못하는 게

늘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언젠가 출장으로 인해

아이에게 아침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출근준비만 부랴부랴 하다가

새벽부터 집을 나섰던 적이 있었지요.

전날 지어먹은 밥이 밥솥에 조금은 남아있기에

계란찜을 얼른 데워놓고

아직 잠이 덜 깬 아이에게 대강 설명하고

출장지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있나요?

그저 걱정이 되어 몇번이나 전화로

아이의 아침을 챙기느라 제대로 일도 못본 것 같습니다.

출장을 다녀온 바로 그날 저녁 8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이와 간단한 인사를 한 뒤

너무나 피곤한 몸에 아이의 저녁 걱정은 뒤로 한 채

방으로 들어와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침대에 대자로 누웠습니다.

그 순간,

"푹!" 소리를 내며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 가락이

침대와 이불에

퍼질러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펄펄 끓는 컵라면이 이불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무작정 불러 내

옷걸이를 집어들고

아이의 장딴지와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이불은 누가 빨라고 장난을 쳐, 장난을!"

다른 때 같으면 그런 말은 안 했을텐데

긴장해 있었던 탓으로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의 울음섞인 몇 마디가

나의 매든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들의 얘기로는

밥솥에 있던 밥은 아침에 다 먹었고,

점심은 유치원에서 먹고,

다시 저녁 때가 되어도 아빠가 일찍 오시질 않아

마침, 싱크대 서랍에 있던 컵라면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선 안된다는

아빠의 말이 생각나서

보일러 온도를 목욕으로 누른 후

데워진 물을 컵라면에 붓고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출장 다녀온 아빠에게 드리려고

라면이 식을까봐.. 내 침대 이불 속에

넣어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그런 얘길 진작 안 했냐고 물었더니

제 딴엔 출장다녀온 아빠가 반가운 나머지

깜박 잊어버렸다는 것입니다.

..........

아들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싫어

화장실로 뛰어들어간 저는

수돗물을 크게 틀어놓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한참이나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와서는

우는 아이를 달래 약을 발라주고 잠을 재웠습니다.

라면에 더러워진 침대보와 이불을 치우고

아이 방을 열어보니 얼마나 아팠으면

잠자리 속에서도 흐느끼지 뭡니까?

정말이지 아내가 떠나고 난 자리는

너무 크기만 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는 그저 오랫동안 문에 머리를 박고

있어야 했습니다.

 

 

 

마누라에게 잘합시다...(없으면 앤이라두...것두 없음 나두 몰러~~나두 공짜가 좋아~~뭔소리여~)

 

 

 

3.삐삐 비밀번호   

 

안녕하세요.저는 이동통신회사에서 민원을 상담하는

일을 하고있는 이 혜영이라고 합니다.. 2년이 훨씬

넘게 많은 고객들과 통화를 하면서 아직까지도 가슴속

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

니다. 그날은 비가 많이 오는 날 이였어요.

 

그 날 따라 불만고객들이 유난히 많아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업무의 특성 상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이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해도 저희

쪽에서 할 수있는 말이란.. "죄송합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다시 조치하겠습니다"

 

이런 말 외에 같이 흥분하거나 소리를

지를 수는 없거든요...

그날도 비까지 오는데다가 컨디션도 많이

안 좋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사정이기 때문에 걸려오는 전화에 제 기분은

뒤로 숨긴 채 인사멘트를했죠.. 목소리로 보아

어린꼬마여자 이였어요.. 이혜영: 정성을 다하

겠습니다 **텔레콤 이혜영 입니다

 

고객: 비밀번호 좀 가르쳐주세요...

 

****(목소리가 무척 맹랑하다는 생각을 하며..)

 

 이혜영:고객 분 사용하시는 번호 좀 불러주시겠어요

 

 고객:1234-5678 이요...

 

 이혜영:명의자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고객:난 데요.. 빨리 불러주세요.. (어린 꼬마애가 엄청 건방지군...)

 

 이혜영:가입자가남자 분으로 되어 있으신 데요? 본인 아니시죠??

 

 고객: 제동생이예요.제가 누나니까 빨리 말씀해 주세요.

 

 이혜영:죄송한데 고객 분 비밀번호는 명의자 본인이 단말기 소지 후에만 가능하십니다.

        저희 밤 열시까지 근무하니 다시 전화 주시겠어요??

 

 고객: 제 동생 죽었어요. 죽은 사람이 어떻게 전화를 해요??

 

***가끔 타인이 다른 사람의 비밀번호를

알려고 이런 거짓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전 최대한 차가운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혜영:그럼 명의변경을 하셔야 하니까요 사망진단서와

       전화주신 분 신분증 또 미성년자이시니까 부모님 동의서 팩스로 좀 넣어 주십시요.

 

고객: 뭐가 그렇게 불편해요. 그냥 알려줘요.

 

***너무 막무가네였기때문에 전 전화한

그 꼬마 애의 부모님을 좀 바꿔달라고했죠

 

고객: 아빠 이 여자가 아빠 바꿔 달래..

 

그 꼬마 애의 뒤로 아이엄마 그리고 그 가입자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비밀번호 알려 달라고 그래... 빨리

 

아빠: 여보세요...

 

이혜영:안녕하세요. **텔레콤인데요.

 

비밀번호 열람 때문에 그런데요 명의자와 통화를 할 수 있을까요??

 

아빠:제 아들이요?? 6개월전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콰당??? 그럼 사실이란말야???

     그 때부터 미안해 지더군요... 아무 말도 못하고 잠시 정적이 흐르는데

     아빠가 딸에게 묻더군요.

 

아빠:얘야 비밀번호는왜 알려고 전화했니??

 

딸이 화난 목소리로

 

고객: 엄마가 자꾸 혁이

(그가입자 이름이 김혁이였거든요)

호출번호로 인사말 들으면서 계속울기만하잖아.

      그거 비밀번호 알아야만 지운단 말야..

      전 그때 가슴이 꽉 막혀왔습니다.

 

아빠: 비밀번호 알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이혜영:아??? 예... 비밀번호는 명의자만 가능하기

       때문에 명의변경하셔야 합니다. 의료보험증과

       보호자 신분증 넣어 주셔도 가는 하시요..

 

아빠: 알겠습니다..

 

(전 감사합니다로 멘트 종료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이혜영: 죄송합니다..... 확인후전화주십시요...

 

아빠:고맙습니다.

 

이혜영:아...예.... 그렇게 전화는 끊겼지만

 

왠지 모를 미안함과가슴아픔에 어쩔 줄 몰랐죠..

전 통화종료 후 조심스레 호출번호를 눌러봤죠..

역시나.. "안녕하세요. 저 혁인 데요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멘트가 녹음되어있더군요.

 

전 조심스레 그 사람의 사서함을 확인해봤죠.

좀 전에 통화한 혁이라는 꼬마 애의 아빠였습니

다...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혁아.... 아빠다.. 이렇게 음성을 남겨도니가

 들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오늘은 니가 보고 싶어

 

 어쩔 수가 없구나..미안하다 혁아 아빠가 오늘

 니 생각이 나서 술을마셨다 니가 아빠

 술마시는거 그렇게 싫어했는데.. 안춥니?

 혁아...... 아빠 안보고싶어???“

 

가슴이 메어 지는 거 같았습니다...

그날 하루을 어떻게 보낸 건지..

아마도 그 혁이의 엄마는 사용하지도 않는

호출기 임에도 불가하고 앞에 녹음되어 있는

자식의 목소리를 들으며 매일 밤을 울었나 봅니다. 그

걸 보다 못한 딸이 인사말을 지우려 전화를 한거구요.. 가슴이 많이 아프더군요.

 

일 년이 훨씬 지난지금이지만 아직도 가끔씩 생각나는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 가족들을위해 부족한 저지만 다시 한번 기도 드립니다. 이젠 혁이의엄마 더는 울지않으

시길 절대로 잊을 순 없는거지만 이젠 덮어두시고

편히 사시길... 그리고 제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자식들한테 잘합시다...(없음맨트는 위와동...근데 있는사람이 몇이나 되나??)

 

친지 가족들과 단란하고 경건한 추석 보내시기를 기원함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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