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슬픈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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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조 [jsj99] 쪽지 캡슐

2000-03-31 ㅣ No.2190

< 내 짝궁 >

 

’장애인 특해 군대 면제’

1992년 징병검사장을 빠져나오며 국가에서는 다시금 나에게 장애인이란

딱지를 붙였다..

그날따라 여의도에는 억수같이 소나기가 퍼부었다.

흠벅젖은 몸을 이끌고 비를 피해 버스터미널로 뛰었다. 축축하게 내머리를

타고 내려오는 빗물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레 퍼붓는 소나기를 피해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머리속이 복잡해옴을 의식한 난 주머니 깊은 곳에서 담배갑을

꺼내 들었다.

다행이도 겉만 젖어 담배 몇까치는 훌륭할 정도로 멀쩡했다..

담배를 꺼내물자 사람들의 시선은 알게 모르게 혐오감스럽게 뒤바뀌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난 재빨리 오른손을 호주머니속에 넣었다.

너무 다급한 나머지 라이터를 들고있던 오른손을 넣었기 때문에 라이터를

빼기 위해 왼손으로 오른쪽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우스꽝스런 모습까지 보여

기분이 매우 불쾌했다.

왼손으로 모든걸 해결하고 담배 한목음 깊히 빨아 들였다..

" 병신남편이래요~~ 성만이하고 미애는 부부래요~~ "

눈만 감으면 어릴적 그 고통 속의 일들이 생각난다..

 

 

난.. 인정하기 싫지만 난 장애인이였다. 손가락 병신...

다들 멀쩡한 손가락이 왜 나만 이렇게 생겼는지...

내 오른손의 손가락은 단 3개뿐이다..

절단된적도 없고 다친적도 없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내 오른손..

엄지와 검지 그리고 한덩어리로 뭉쳐진 볼품없이 징그럽기만한

세 번째 손가락...

어릴적부터 난 이 손가락 때문에 많은 놀림을 받아야 했다.

그 이유인가? 난 상당히 내성적이고 이기적이 되어버렸다.

언제나 이 징그런 손가락을 감추기위해 호주머니속에 잘 넣어

누가 보이지 않게 했고 당연히 난 왼손잡이가 되어야 했다..

난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 친구가 단한명도 없었다...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였고 난 성격장애자가 아닌이상 보통학교에

보내져야 했다.

그리고 내가 살던 곳에는 장애인 학교가 없었다..

그곳에서 난 지옥같은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잊을수 없는 초등학교 5학년.. 내가 처음 친구를 사귀게 된 그때...

 

 

난 학교에서 언제나 제일 끝자리에 혼자 앉았다..

내옆에 짝꿍을 앉혔다간 부모님들의 항의로 학교가 발칵뒤집히기 때문에,

언제나 마련된 나의 자리는 청소함옆 맨뒤, 아이들 무리와 한참을 떨어진

청소함의 옆..

거기가 나의 책상이 있는 내 자리였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때 내옆에 걸상이 하나 더 놓여졌다.

 

 

그자리의 주인공이였던 ’정미애’라는 아이..

5학년 1학기초에 그애는 전학을 왔다.

선생님이 처음 전학온 아이를 내 옆에 앉히는게 어린 나로서도

정말 이해가 안갔다.

 

 

나자신도 인정하긴 싫지만 애들이 싫어한다는 것쯤을 느낄수 있었으니,

곧 내옆에 이아이도 내 오른손을 보고 놀래 날 피하고 다른 아이들과

놀릴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더더욱 오른손을 주머니속에 감추기만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건 나의 빗나간 생각이란걸 느끼게 되었다.

 

 

한동안 그 아이는 정말 말이 없었다. 그냥 나의 어리벙한 표정을 보고

베시시 웃기만 했다. 정말 맑은 눈을 가진 아이였고 너무나 순진하고

청순할정도로 깨끗한 모습을 풍겼다..

처음에는 몇마디 걸어볼까 했지만, 나때문에 이 아이도 놀림을 받을거 같아

그냥 말았다.

그러던 어느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뛰는 가슴을 진정 시키며 몇십분동안

고민하다가 처음 그 아이에게 말을 건냈다..

" 너 어디 살아? "

" ..... "

첫마디치고는 너무 볼품 없지만 긴장상태에서 나온 말이라..

이말 하나 튀어 나오기가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그애는 정말 표현할수 없는 이상야릇한 웃음..

글로 표현하자면 이빨을 다 드러내고 베시시 웃어댔다.

난 알수가 없었다. 그웃음을..

뭐때문에 그렇게 아주 어린아이처럼 웃는지..

처음으로 가져보는 짝꿍이라서 그런지 매일 긴장된 기분이였고

알수없는 야릇한 감정까지 생겼다.

 

 

어느날 무의식적으로 책을 정리하다 꺼낸 나의 오른손에 그애의 시선이

닿았다..

 

 

뜨끔한 마음으로 손을 책상밑으로 숨기고 사색이 된 얼굴로 그애의 얼굴을

바라봤을때.. 그아이는 정말 알수없는 베시시한 웃음을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그런적은 처음이였다.. 그 아이는 정말 착한 천사같았다..

정말 말이 없던 그아이...

하지만 나의 황홀한 착각마저도 끝나게 되었다.

 

 

그아이는 약간은 짐작은 했지만 빗나가길 바라며 기도했던 나의 바램이

꺾어지고 말았다.

그아이는 ’농아’였다. 내 짝꿍은 벙어리..

말을 못한다는 소리다. 그 담임이란 작자가 내 옆에 앉게 한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였다. 그후 아이들은 더욱 처절하게 나를 놀려댔다.

예전보다 더 심하게 나를 괴롭혔다. 그리하여 난 ’병신남편’이 됐고

그 아이는 ’병신부인’ 이 되었다..

내주위로 빙둘러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음 빙빙 돌아가며 노래처럼

흥얼거리며 나를 병신남편이라고 놀려댔다..

쭈그려 앉아 오른손을 주머니속에 안보이도록 감추고 겨우 나온 왼손으로

한쪽 귀를 가리고 울고있는 나에게...

그렇게 처참하게 놀려댔다. 예전에 그냥 손가락 병신보다 병신남편이란

소리가 나를 더욱더 처참하게 괴롭혔다.

그 이유는 내가 그아이를 농아라는 소리를 듣기전까지 남몰래

짝사랑 해왔었기 때문에 나는 더욱더 괴로웠을지 모른다.

 

 

아이들은 이유도 모른채 괴로워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 즐거운지 잘도

놀려댔다.

나를 더 괴롭게 만든건 미애였다. 언제나 깨끗한 옷차림을 봐서

꽤 부잣집 딸 같았지만.

그 아이의 그 이쁘고 깨끗해 보이던 옷들도 학교가 파할때 쯤이면

걸레짝처럼 더럽게 진흙얼룩이 져서 초췌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가고는 했다.

아이들이 미애를 놀려대면 그애는 뭐가 좋은 그냥 베시시 웃기만 했다.

그 아이가 할수있는건 그냥 베시시 웃는것 뿐이였다..

베시시 웃는 그애한테 아이들은 흙을 뭉쳐 던지고 돌을 던지곤했지만

그애가 하는 것이라고는 베시시 웃을 뿐 화를 내거나 우는적이 없었다..

반 아이들이 우리들의 몸에 손이라도 스치기만하면 벌레만지고 놀랜듯

인상을 찡그리고 심한 아이들은 손까지 씻곤했다.

우리는 그렇게 벌레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

차라리 우리를 외면하는게 우리에게는 도움이 됐다.

한바탕 놀림이라도 받고나면 몇일동안 계속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늦봄날이었다..

그날도 한바탕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던 미애는 그냥 베시시 웃어버리자

아이들은 재미 없는듯 그만 두었다.

난 미애가 그렇게 베시시 웃는게 정말 못마땅했다.

왜 화도 내지 않고 울지도 않고 저렇게 베시시 웃을까....?

학교가 파하고 난 미애를 따라가 다짜고자 따지고 들었다.

그동안 지켜본 미애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내목소리가 처음으로 커졌다..

" 넌 정말 바보야!!! "

분노에 찬 나의 목소리..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에게 덤벼봤다. 그때 처음 그아이는 베시시 웃지 않았다..

찡그린 눈으로 답답한 표정보다는 멍청하다는 날 내려다보는 그런 눈빛으로..

책가방을 내려놓고 그 안에서 조용히 연습장을 꺼내어 한자 한자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미애가 써내려간 글귀는....

’ 내가정말 바보인 줄 아니? 저런 멍청이들이 놀린다고 울게?

정말 바보는 너야 넌 맨날 울기만 하잖아!’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난 미애의 연습장을 발로 걷어차고 미친듯이 뛰었다.

그때 분에 찬 미애의 눈을 처음으로 봤다. 미애가 처음으로 나에게 한..

그 글귀..

아니 그말, 그건 사실이였다. 난 바보였다..

다음날, 팅팅 부은 눈으로 학교에 왔다. 밤새도록 울다 잠이 들었다.

미애가 한말, 너무나 가슴이 아파왔다.. 그 어떤 놀림보다도...

날 피할줄 알았던 미애는 다시 그 이상야릇한 베시시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몇몇 짖굿은 아이들이 점심시간때 미애를 놀리기 시작했다.

 

 

자기와 부디쳤단 이유로 더럽다며... 그때도 베시시웃는 미애의 얼굴..

내 머리속을 너무나 복잡하게 만들었다. .

"그러는 정말 바보는 너야! 정말 바보는 너야! 정말 바보는 너야! "

속에서 그동안 쌓였던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야이 개새끼들아!!!!! "

미애를 놀리던 아이들에게 내몸을 날렸다. 어지러운 기분 속에 정신을

차렸을때는 양호실이였다. 몸이 허약해서 흠신 두들겨 맞은 난 금방 정신을

잃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교실에 올라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내가 그중 가장 큰놈의 쌍코피를

터트렸다는거였다..

 

 

미애는 계속 날 보며 베시시 웃고만 있었다. 그 코피를 터트렸다는 것

하나만으로...

난 내 얼굴의 멍들을 다 보상받을수 있었다. 이날 이후 나를 놀리는

아이들에게는 난 무조건 몸을 날렸다. 지던 이기던 내가 망가지던 말던...

6학년으로 올라갈때쯤에는 미애와 나를 대놓고 놀리는 애들은 거의 없었다.

그렇게 싸움을 잘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랑 싸운다는거 자체가 아이들에겐 너무나 불쾌한 일이라

놀리는걸 꺼려했다.

그때부터 나와 미애는 학교수업이 끝난 뒤에는 언제나 청평댐이 내려다

보이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앉아 그냥 얼굴만 쳐다보며 둘다 바보처럼

베시시 웃던 기억이 난다..

 

 

그 파란 하늘과 초록빛 강.. 나의 추억속에 가장 깊히 자리잡은

그 언덕 해가 질때면 장미빛으로 변하는 언덕.....

미애는 정말 이제 나의 짝꿍이 되었고 베시시 웃는 미애의 얼굴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언제 같이 다니던 단짝친구 미애가 6학년때 해외로 이민을 떠났다.

미애가 떠나기전 준 가죽 목걸이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떠나가기 전날 밤이 새도록 울었던 기억이 난다..

 

 

미애가 떠난곳은 미국이였다. 미애가 떠났어도 난 미애의 소식을

계속 들을수가 있었다..

내 짝궁의 편지, 미애의 커카는 모습이 사진속에 담겨 왔고 미애는 해가

갈수록 아름다워졌다..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왔고 깊고 쌍커플졌던 눈도 이제 성숙해 가며

더욱 까만눈동자가 반작거리는듯했다..

한달에 수십통식 오던 편지들.. 내가 고2때까지 미애에게 받은 편지만

천통이 넘어갔다. 내평생 단한번이였던 내짝궁 미애..

 

 

고2 여름을 넘길 때쯤에 미애는 불현듯 컴퓨터를 배웠다며 컴퓨터

프린터물로 편지를 찍어 보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몇통오다가 나의 유일한 낙이였던

미애의 편지마저 두절되고 말았다.

수십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미애의 편지는 오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온 편지는 단 몇마디 뿐이였다..

’ 미안해 성만아.. 편지 자주못해서... 앞으로 계속 뜸할거 같어...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미애가 집필한 마지막 편지.... 그후 일년간 미애의 편지는 받지 못했다..

 

 

이젠 나를 잊은줄 알고 얼마간 슬퍼하다가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기로

마음먹고 미애에게 편지쓰는것도 나는 단념해야 했다..

난 K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을 했다.. 바쁜 대학생이 나에게서 더욱더

미애를 빼앗아 갔다.

봄이 끝나갈무렵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미애 아버지였다. 내일 미애와 한국에 도착한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나

놀래 기뻐 날뛰었다.

몇년만에 보는 미애.. 그동안 변해있을 미애의 모습..

모든게 다시 날 두근거리는 야릇한 감정에 몰아넣어 난 그날밤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새벽일찍 일어나 옷단장을하고 바르지 않던 무스도 머리에 흠벅 발라

나름대로 멋을내어 넘겼다..

공항으로 가는 내모습은 영락없는 어린아이였다..

사진속에서 본 그 미애의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볼려니 너무나 두근거렸다..

공항에 도착했을때쯤.. 약속장소에는 검은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중년 신사가 엄중한 표정을 지으며 서있었다.

육감적으로 미애의 아버지임을 눈치채고 앞으로 다가갔다.

 

 

내가 앞에 서서 인사을 하자 미애의 아버지는 오른손 대신 왼손을

내가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 모습을 보며 한쪽가슴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징그런 손을 안보여도 될테니..

미애의 아버지는 참 다정하신 분이였다. 하지만 같이 온다는 미애는

보이지 않았다..

미애 이야기를 꺼내자, 미애 아버지는 미애를 만나게 해준다며

검정색 고급 승용차 안으로 나를 불렀다.

그곳 뒷자리에 앉아있는 미애...

믿기지가 않았다...

그곳에는...

 

 

검정색 보자기에 흰 리본이 묶여있는 네모난 사각 나무상자...

선명하고 날카롭게 새겨져있는 그 너무나 그리운 이름 ’정미애’

눈물이 나오지도 않았다. 믿을수가 없었다.. 상황을 눈치챘을때는

난 미애 아버지와 시내를 떠나 교외로 향하고 있었다.

미애 아버지는 붉게 충혈된 눈과 사색이된 얼굴로 조용히 내게 미애의

과거에 대해 말을 꺼냈다.

미애는 나처럼 선천적인 장애인이 아니였다고 한다..

미애가 초등학교 1학년때 괴질에 걸려 열병을 앓고 난다음 실어증에 걸려

말을 잃었다고...

그말이 내귀를 심하게 자극했다.. 그어릴적 미애가 나에게 한말.......

그 ’ 정말 바보는 너야! ’ 난 그것도 모르고...

그때 내 눈시울이 붉어옴을 느꼈다..

미애의 아버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미애가 미국으로 간건 수술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뇌종양....

실어증에서 돌아오지 않는 말을 되찾아준다는 의미도있었지만

초기였지만 미리 발견된 뇌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수술이 늦어지자 갑자기 악성으로 변한 뇌종양은 몇번의 수술 끝에 끝내

미애는 어린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컴퓨터 프린터로 찍어 보낸건 미애가 수술을 받을때 미애 아버지가

직접 쓴것이였고 마지막으로 받은 편지는 미애가 죽기 한달전에 쓴거라고

했다..

미애는 마지막 수술후 1년동안 뇌사상태였다가 몇일전 안락사를 시켰다고..

여기까지 말하고 미애 아버지는 말을 잊지 못했다.

그리고 미애 아버지는 미애의 편지를 나에게 건냈다.

미애가 뇌사상태가 되기 전날 쓴거라고하면서...

꼭전해주라고 했는데 이제서야 전해준다고 하면서..

미애의 손으로 쓴 마지막... 편지...

무척 바래진 그 편지....

 

 

TO 성민..

미안해 거짓말해서.. 나 사랑하는 사람 생겼다는거 거짓말이야..

너를 단념하게 하기 위해서.. 하지만 쉽지 않구나..

죽음을 앞두고 있는 난 이제 산소마스크 없이는 단 일분도 생명을

연장못하니..

내가 이세상을 떠난다면 너가 무척이나 슬퍼할거 같아서 말이야..

훗..성민이는 날 짝사랑 하잖아? 힛 ! 그렇지?

너가 말안해도 난 다 알아..

기억하니 우리 어릴적?

넌 나의 기사였지...

멋진 흑기사는 못되었어도 그래도 넌 누구 못지 않는 훌룡한 나의

기사님이였어..

그리고 너가 없는 이곳에서 이제 마지막 편지를 쓰는구나.. 나 두려워..

이편지 이후에 다시 너에게 편지를 쓸수 있을지가..

훗.. 미루나무 언덕 기억하니?

그때 물에 빠져 죽을뻔한 널 구해준건 아마 나였을걸?

그때 내가 널 구해줬으니.. 이제 너가 나를 구해줘.. 농담이고..

후훗... 어제 나 수술했어.. 마지막 수술이라는데....잘 모르겠어..

이수술에 내 모든게 달려있데.. 이제 나 한국에 돌아갈수있어..근데..

나 너무나 무서워.. 아..이거 정말 만약이다..정말 만약이야..

이런말 한다고 너무 화내지마..

나 만약 오늘이 마지막날 이라면 널 생각하면서 눈을 감을 거야..

넌 나의 기사님이였으니 이 고통과 무서움에서 날 지켜줄거라 믿어. .

그리고 난 너와 같이 했던 그곳.. 해가 질때면 장미빗으로 물들던

그 언덕에서 영원히..영원히 그곳을 지키고 싶어......

나 피곤해서 이만 줄일께..

넌 아직도 나의 기사님이지?

마지막으로 너에게만 해줄려고 아껴둔 말인데..

정말 너에게만 해줄려고 아낀말이야..

널 사랑해..

 

From 너의 공주님 미애로부터...

 

 

그애와 나의 추억이 담겨있는 그 느티나무 언덕..

그아래 청평댐에 흰눈이 내렸다..

그리고 내 마음 속에도 하얀눈이 내리고 있었다..

담배가 다 타들어 갈때쯤.. 쏟아지는 비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난 오른손을 주머니속에 꺼내어 당당히 한걸음 한걸음 걷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날 바라보는 미애에게 바보가 되기 싫어서.......

 

 

<혹시 안 슬프다구 하시는 분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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