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야호!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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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ody] 쪽지 캡슐

2001-01-01 ㅣ No.1439

 

2001년 새해를 맞이하여 세검정 교우들이 미사 후 새해 첫 산행을 했다.

이렇게 교우들끼리 부담 없이 산행하기는 기억으로 처음인듯 싶었다.

그런데도 70여명, 나중에 합류한 교우들도 있으니까 80명이 넘을런지도 모르는

대규모 인원이 코스별 등반과 랑데뷰를 시도했다.

 

비봉이라면 북한산 봉우리 중에서도 제법 까다롭기로 이름 난 봉우리인데

겨울산행을 전원 가볍게 해치우는 것을 보면 역시 ()검정마을 신자들의

산행 기본 등급이 비봉 이상임을 알 수 있었다.

 

누가 세검정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랄가봐 북한산 등반길의

요소 요소의 장애물과 매표소 위치를 절묘하게도 잘 알고

손바닥 보듯이 꿰뚤고 있으면서 그 많은 인원들이 다람쥐 부대

소풍 나들이 하듯 한숨에 정상으로 휘몰아 달렸다.

 

날씨도 꽤 춥고 산봉우리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 날씨인데도

모두가 정상에서 야호! 야호!를 외치며 호연지기를 다짐하는

신나는 하루였다. 연약해 보이는 베로니카 수녀님의 바위타는 실력은

모든 자매님들의 입에 오르내리기에 충분한 쇼킹뉴스였다.

 

산을 좀 탄다는 산꾼들도 힘들어 하는 비봉 얼음바위를 제복입고 선녀처럼

나는 솜씨에 정말이냐? 그럴수가? 정말이라니까... 하며 시종 자신의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자매님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나는

내심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여름 벌벌 기며 비봉에서

추태를 보인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를 않아서이다.

 

내려오는 하산길에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올 한해는 모든 일이 이렇게 상쾌하고 만사형통했으면 좋겠다.

모처럼 동심에 쌓여 서울 하늘을 향해 야호!를 외치면서의

후련함이 올 한해 내내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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