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망향가(望鄕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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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6-03-05 ㅣ No.3739

정이란 게 참으로 떼기가 어려운 건가 봅니다.

가라고 등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떠나온 게 벌써 8개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남의 집 같은 성당에 나가고 있습니다.

어디 간들 내 주인이신 하느님이 계신 덴데 하며 왔건만....

아직도 제 마음 속에는 답십리본당에서 모셨던 그 하느님이 오시지 않으시네요.

 

정이란 게 참으로 붙이기도 힘 드는 것인가 봅니다.

간혹 미사 시간 전에 마당에서 답십리에서 함께 온 교우들을 만나면

마치 오랫만에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친구를 만난듯이 반가워들 합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나처럼 말은 안 해도 모두들 그런 마음이라 하네요.

우리끼리 본당 짓는다고 사둔 땅은 재개발을 하려는 이웃주민들이 한사코 반대를 해서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오늘처럼 화가 나는 날은 답십리본당 내 고향집이 더욱더욱 그립네요.

 

고마태오 신부님 위령미사를 넣어드렸는데 정확하게 미사예물 봉투에

사제 고종옥 마태오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라고 분명하게 썼건만

같은 위령미사인데도 집전하시는 신부님이 이000영혼, 박000영혼, 고마태오 영혼....이런 식으로 부르시고.... 영혼을 위해 이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러시데요. 

돌아가시면 사제 수도자 서열도 없어지는 것인지. 설령 그렇다고 사제나 수도자는 돌아가신 분이라 하드라도 우리가 예우를 해드려야 도리일 텐데....

답십리본당에서는 안 그랬잖아요?

가난해도 좋았습니다. 전기 값 아낀다고 그 더위에 에어컨을 안 틀어도 좋았습니다.

개스 값 아낀다고 멀쩡한 히터를 두고도 벌벌 떨며 발이 시렸어도 좋았습니다. 

나는 그 때 그 시절 행복했던 그 시절

내 고향 답십리본당으로 오늘도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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