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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우군의 "미군부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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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진 [pero36] 쪽지 캡슐

2001-03-17 ㅣ No.1591

개인적인 감정이 없는 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성기우군의 글을 읽고 현재 한미연합사에서 근무중인 사람으로서 몇가지 적고자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한반도에는 ’주한미군’으로 불리우는 미 8군이 주둔해 있습니다. 그 8군예하에 몇몇 예하부대들을 포함하여 몇만정도의 미군이 상주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규모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입니다. 그 이유는 그렇습니다. 한반도에는 남북한 합쳐 160만이나 되는 병력이 대치중입니다. 따라서 굳이 미군이 독일처럼 많은 수의 병력을 상주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디지털화된 미 2사단을 한국에 배치시켜 놓은 것입니다. 미2사단은 90년대 부대개편을 통해 병력을 1/3가량으로 줄이고 대신 정보전에 적합한 첨단 정보전/전자전 장비를 보유하여 현재 한국군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예하 공군부대 역시 아직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지않은 최신예 정찰기와 전폭기를 운용하여 유사시 초전에 적을 막을 수 있는(연합군이 반격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 조기경보체제 개념하에서 주둔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차례 SOFA문제등으로 인해 주한미군 철수문제가 야기되고 있으나 아직 주한 미군 철수가 시기상조인 것은 바로 이런데 있습니다.

현재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운용중인 첨단장비중에는 바로 위성을 통한 정보수집장비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상당히 복잡한 장비와 숙련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1개 여단에서 운용을 합니다. 그런데 이 1개 여단을 운용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이 현재 우리 군의 1년 예산과 맞먹습니다.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의 예산이 필요한 것입니다. 얼마전 모 일간지에서 주한미군 철수시 우리 국민들의 방위비 증감액을 산출해 놓은 기사를 봤습니다. 거기에서는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현재  국민들이 직간접세 형태로 내는 세금의 3배를 내야만 그나마 그 공백을 어느정도 메울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군들이 쓰는 고가의 장비를 그대로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고간다고 해도 현재로선 우리나라에서 그것을 운용할 인적자원이 전무할 뿐 아니라 그 인원을 양성해내는데 또한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미군철수는 국민들의 세금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며 얼마기간동안의 국방공백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다음은 동북아에서의 주한미군의 위치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한미양국이 주한미군에 대해서 논의할 때 항상 접두어처럼 붙이는 말이 동북아에서의 세력균형으로서의 주한미군이라는 말입니다. 그말은 어찌보면 괴장히 추상적이지만 제가 설명하는 것을 들으시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가령 주한미군이 완전철수 했다는 가정을 합시다.

그러면 당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죠. 남한은 미군의 공백을 메꾸기위해 병력증강을 해야합니다. 미군의 첨단무기대신에 재래식무기를 총동원해서 그 공백을 메워야하죠. 그러면 그 두번째로 병력을 증강할 나라는? 바로 북한입니다. 그 이유는 당연하겠죠? 그러면 남북한 모두가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합니다.(물론 양적으로) 그러면 그 다음으로 군사력을 증강할 나라는? 다름아닌 일본입니다. 일본은 북한을 상당히 의식하죠? 현재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북한의 노동이나 대포동 미사일에 대항하고자 함이죠. 따라서 일본은 현재 세계3위인 군사력도 모자라서 병력증강과 핵보유를 위해 혈안이 될 겁니다. 그렇다면 다음은 누굴까요? 바로 러시아와 중국입니다. 러시아는 바로 연해주를 통해 일본과 접해있으며 일본을 잠재적 적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일본을 잠재적 적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 나오죠? 바로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싸고 러,중,일이 대치하던 형국과 비슷해집니다. 나름대로 전략전술에 식견을 가지고 있는 제 견해로는 군사력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팽창하기 시작하면 폭발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 동북아의 위기는 고조되고 결국 동북아에서 세계3차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 따라서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국제적인 이유에서 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SOFA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독일이나 일본의 SOFA와 비교를 많이 합니다. 역시 우리가 다소 불평등한 협정을 체결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측 시각뿐만 아니라 미국측의 시각도 고려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말그대로 협정이기때문에 어느한쪽에만 유리할 수 없는 것이죠. 애초 이 협정이 체결될 당시를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쟁직후였죠. 따라서 많은 수의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지원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를 않았습니다. 또한 독일이나 일본처럼 미군이 점령군의 입장에서 주둔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군의 주력으로서 주둔하고 있었으므로 그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미군이 점령군이었던 독일과 일본에서는 자칫 미군의 사소한 실수가 국민감정을 부추겨 엄청난 손실을 불러올 수 있었기에 상당부분 주둔지 국민의 입장을 고려해 체결되었다고 봐야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미군이 휴전상황하에서 주둔하고 있으므로, 또한 주둔자체가 한국민의 요청이었으므로(당시에는 당연히 그랬겠죠) 지원군인 미군의 입장에서 협정이 체결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현재 상황과 맞지않는 부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는 개정되어야합니다. 그러나 소파문제를 가지고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하는 것은 이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정보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로 정보분야에 있어 미군의 능력은 가히 세계일류입니다. 북한에 대한 많은 정보가 미군을 통해 우리군에 전달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과의 연합작전은 우리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은 군 작전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북한을 주적으로 삼느냐는 질문은 제겐 의미없는 질문입니다. 아직까지 북한이 우리의 주적인 것은 확실합니다. 북한이 전쟁도발을 포기했다는 객관적 자료가 있으신 분은 제시해주십시오)

 

미군문제는 민족적인 감정에서 생각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것에는 국제적인 이슈와 한반도 주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미묘한 사안입니다.

사물의 한면만을 보지마시고 다각도로 생각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우리 군만으로 거뜬히 자주국방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것을 허용치 않는군요.

 

지금 한국땅에는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고생을 합니다. 그들이라고 힘들지 않을까요? 개중에는 자청하여 한국으로 온 친구들도 많습니다. 할아버지가 뼈를 묻은 곳, 한국에서 군생활을 하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떻게하면 군대에 안갈까? 돈쓰고 빽써서 군복무를 기피하는 우리나라 일부 젊은이들, 군복무를 인생을 허비하는 것으로 여기는 그런 사람들이 뻐기고 다니는 시대에 조국을 떠나 타국을 지키는 그 미군병사들이 양키고홈을 외치는 우리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요?

 

안보와 통일에 관련된 사안들은 감정적이고 민족적인 견지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보다 넓고 큰 시각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기우군의 글이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쓴 글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글은 객관적인 연구를 거친 여러학자의 글들을 참고해서 올린 글입니다. 제 글이 논리적으로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건전하고 발전적인 토론이라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한가지 알려드릴까요? 청일전쟁 직전에 청나라군대가 한국땅에 주둔합니다. 거기가 어딘지 아시나요? 바로 지금의 용산이죠.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한후 일본이 그 자리에 자기네 건물을 짓고 상주를 합니다. 그것이 광복후 미군이 이어받아 계속 쓰고 있죠.....벌써 백년넘게 용산에는 외국군대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둔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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