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 17주간 월요일 ’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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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07-30 ㅣ No.3607

연중 제 17주간 월요일 ’18/07/30

수색 예수 성심 성당 박재성 부제 강론

독서 : 예레 13,1-11 / 복음 : 마태 13,31-35

 

저는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식을 나눠 먹을 때만큼 마음을 나눈다고 느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사람과도 싫어하는 사람과도 먹을 것을 주다보면, 가까워지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당장은 몰라도 결국에는 나를 위해 마음을 쓰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주 복음에 이어 오늘 복음에서도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가 나옵니다. 오늘 하늘나라는 겨자씨로 비유되기도 하고, 누룩으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1-32) 여기서 하늘나라는 겨자씨처럼 작았지만 커집니다. 다음으로 누룩의 부유를 보면, 누룩은 밀가루 속에 숨어 들어가 반죽을 부풀리게 됩니다. 여기서 하늘나라는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을 커지게 합니다. 겨자씨의 비유에서 하늘나라는 자기가 커지지만, 누룩의 비유에서 하늘나라는 자신은 드러나지 않고, 상대방을 크게 합니다. 이처럼 하늘나라는 자신이 커짐과 동시에 상대방을 크게 합니다.

 

하늘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 하느님의 운영방식으로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하느님의 방식은 세상의 방식과 다릅니다. 세상의 것들은 대부분 give & take의 방식입니다.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내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음식을 사면, 돈을 주어야 합니다. 이 규칙이 세상의 방식이라고 한다면, 하느님의 방식은 win-win의 방식입니다. 오늘의 비유에서 드러나는 하늘나라는 겨자씨처럼 나라 자체가 점차 커짐과 동시에 누룩처럼 받아들이는 이를 커지게 합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하느님 나라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조금이나마 비슷한 것이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관심을 갖고 마음을 쓰다보면 그 마음이 점차 커지고, 또 그 마음을 상대방이 받아주면 상대방의 마음 또한 커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늘나라를 본적이 없기에 어떤 곳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유를 통해 보듯 서로에게 관심이 있고, 마음을 나누면서 점차 커져 가는 마음의 세상과 같다면, 저는 그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하늘나라가 기다려집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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