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성야 미사와 주님 부활 대축일(다해) 루카 24,1-12; ’22/04/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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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4-12 ㅣ No.4992

부활 성야 미사와 주님 부활 대축일(다해) 루카 24,1-12; ’22/04/16-17

 

 

 

 

 

 

 

사랑하는 등촌3103위 한국순교성인 성당 교우 여러분, 부활 축하드립니다.

전년도에 저는 성탄 미사를 봉헌하면서, “여러분이 주 하느님께서 제게 내려주신 선물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저와 함께 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내주시어 여러분과 함께 살게 해주셔서 진정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께 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환우 봉성체를 나가면, 구역반장님들이 저를 환우에게 안내하십니다.

환우 봉성체 때마다 동반해주시는 구역반장님들을 뵈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령께서 저희에게 천사를 보내주시어, 저희를 환우에게 안내해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 봉사자들과 교우분들이 저를 사제로 살게 해주고, 사목을 하게 해줍니다.

주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 저를 이 등촌3103위 한국순교성인 성당에 보내셨습니다. 동시에 여러분이 저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저와 함께 기도하고, 저와 함께 사목직에 참여하심으로써, 저를 사제로 사목생활을 하며 살게 해주시고, 우리 교회를 교회답게 하십니다. 여러분이 저와 함께 교회의 사목직에 참여하고, 저와 함께 사목활동을 수행함으로써, 교회의 사명을 이루게 합니다.

 

구역반장님들이 환우를 방문하고 준비해주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분들이 저를 환우에게 인도하지 않았다면, 사목협의회원들이 저를 차에 태워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환우에게 봉성체를 할 수 있었겠습니까?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활발하게 선교하지 않으면, 어떻게 교리를 가르치고 교회의 선교사명을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본당 사목협의회 각 분과의 단체원들이 충실하고 진솔하게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우리 교회가 어떻게 유지되고 성장하며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수녀님들과 제대회원들이 매일 제단을 쓸고 닦으며 정리하고, 남 모르게, 드러나지 않게, 이렇다할 칭찬이나 인정도 받지 못하면서도, 동료 신자들에게서 왜 그런 어려운 일을 하느냐?”고 핀찬을 받으면서도, 기도하면서 제단과 예수님을 벗삼아, 가슴을 졸이며, 정성스레 제대를 꾸며주지 않는다면, 제가 어떻게 매일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겠습니까?

 

사목협의회원을 비롯한 남여구역반장, 노년분과 노인대학 교사와 연령회원, 청소년분과 초중고 주일학교 교사, 복사단, 자모회, 청년분과 청년전례단원, 성소신심분과 성찬봉사자, 성인복사단원, 기도회원, 재속회원, 성소후원회원, 전례분과 전례단원, 반주단원, 성가대원, 헌화회원, 제대회원, 재정분과 프란치스코 장학회원, 성모회원, 성불부 봉사자, 사회사목분과 아가페회원, 선교분과 레지오 마리애 단원, 교육분과 명도회원, 홍보분과원을 비롯하여 교회 직원분들과 직책을 가지고 있거나 없거나,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거나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몫과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시는 봉사자 여러분은 주님께서 교회를 통해 파견한 사제가 사제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협조하고, 함께 사목직에 참여하여 교회의 사목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 사제생활의 가장 중요한 분들이며, 제가 사제로서 사목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부활대축일을 맞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제게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아주 소중한 분들이시라고!’

여러분은 제가 사제로서 살고 사제로서 교회의 사목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늘에서 보내주신 수호전사들이고, 저의 안내자며, 협조자며, 동료들이기 때문에 저의 귀중하고 고귀한 분들입니다.

본당의 책임자들이요 리더인 사목협의회원들,

본당 신자들의 아버지와 어머니인 구역반장님들,

교회의 선교 사명과 교회 사목활동을 위해 빈틈없이 헌신하시는 단체원분들,

하루 웬종일 성당을 지키며, 온갖 사무 잡무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시는 직원분들,

묵묵히 봉사해주시는 분들과 기부해 주시고 기여해 주시는 분들,

보이지 않게 주님의 말씀을 이루시는 분들,

드러나지 않게 사랑을 베푸시는 분들,

누가 뭐라고 해도 기도하시는 분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희생하시는 분들,

여러분 덕에 교회가 교회가 되고, 주 예수님께서 교회에 내려주신 사명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오늘 부활하셔서 제일 먼저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그들에게 예수님 부활의 첫 소식을 들은 열한 제자들이 무덤으로 찾아왔을 때,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시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예수님 부활 소식을 듣고 사도들이 된 주님의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섭섭하고 화를 내시기보다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하게 바라보시고 반기시며 축복하시어 사도로 파견하셨으리라 느낍니다.

 

우리 사이에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 무관심한 관계도 있고, 설사 알게 되었다고 해도 적절히 함께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간 관계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관계가 끊어지거나 끊어서 죽어버린 관계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 하느님께서는 죽은 관계로 놓아두지 않으십니다. 서로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서로를 필요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되새깁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미움과 분노로 들끓지 않고 편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나의 거리낌도 없이 떳떳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죽은 관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소중합니다.

 

우리는 좋기 때문에만 사랑하지 않습니다. 설사 좋지 않아도 그냥 없어도 되는 관계가 아니라, 죽어버린 채로 살아도 상관이 없는 관계가 아닙니다.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같이 더불어 살도록 마련하시고 섭리하시고 안배하시기 때문에, 마치 숙제처럼 때로는 특권처럼 꼭 살아서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불편하고 괴롭고 돌같이 딱딱한 가슴을 부여안고 어둠 속을 방황하게 되기 때문에, 나의 구원을 위해서라도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네가 필요하고, 그래서 우리 모두가 살게 됩니다.

 

오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께, 우리의 갈라지고 끊어지고 죽어버린 관계 속에서 신음하는 우리를 살려주시라고 청합니다. 우리의 죽은 관계를 다시 부활시켜 주십사 청합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서는 오늘 부활대축일 메시지를 통해,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43)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죽었던 이를 칭칭 감싸고 있던 천을 풀어 주어 우리를 자유롭게 걸어가게 해주십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알게 모르게 더 고착되어 있고 우리를 감싸고 있는 이기심이라는 천, 이웃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꺼리는 두려움의 천, (평화방송 미사 등의) 편안함에 길들여진 안일함의 천들을 벗어버리고, 하느님 안에서 참 생명의 자유로움으로 나아오라는 초대입니다.”

 

교구장님은,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과 회복력 안에 담겨있는 생명의 신비에 감탄하고 감동할 수 있는 따뜻한 감수성을 다시 회복해 나갑시다. 뺨을 스치는 봄바람에도 까르르 웃을 수 있었던 그 약동하는 생명의 감수성은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무덤덤과 무표정, 무관심이 우리를 감싸고 있게 내버려 두지 맙시다.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할 수 있는 마음의 따뜻함을 회복하고 그 사랑을 실천해 나갑시다.

 

이 생명의 봄, 부활한 생명의 계절을 통과하며, 참 생명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묵상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받은 생명을 감사하며 기쁘게 하느님께 사랑의 열매를 바쳐드리기로 결심해 봅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울러 새로운 정부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또한 우크라이나의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성모님께 전구해 주십사 청하셨습니다.

 

오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뵈오며 간구합니다.

죽음을 생명으로 되갚으시고 아버지 하느님의 권능으로 다시 살아나신 주 예수님께, 여러 가지 죽음 안에 갇혀 있는 우리를 다시 살려주시라고 청합니다.

저의 가장 소중한 교우 여러분, 육으로 건강하십시오!

저의 가장 소중한 교우 여러분, 영으로 평안하십시오!

저의 가장 소중한 교우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십시오!

저의 가장 소중한 교우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생생히 살아 숨쉬기를 빕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가 주님 부활을 생생히 전하고 증언하는 선교사들이 되시기를 기도하고 기대합니다.

 

주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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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1&id=186675&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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