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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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sjms1984] 쪽지 캡슐

2000-11-16 ㅣ No.2220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주일학교가 끝나고 교사회의를 막 마치고 정리를 하는데

난데없이 불쑥 들어오는 불청객 아저씨!!!!

씻은지가 언제인지 모를만큼 까만얼굴에

멀리 서있어도 냄새가 나는 모습이 걸인과 흡사한데.... 손에는 수세미와 몇가지 파는 물건들이 들려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사태에 교사들은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고

저는 그냥 "이곳에는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예요!!"라고 되뇌였을 뿐이었습니다.

당황해 하는 우리들과는 대조적으로

그 아저씨는 의연한 자세로 한눈에 교사실의 모든 것을 눈여겨 보며

그날 마침 누나의 결혼일로 떡을 가져온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싸달라며 여유를 부렸습니다.

얼떨결에 그릇채 떡을 싸주고,

마음씨 좋은 우리 교감 선생님, 아이들 간식으로 나왔던 빼빼로 까지 얹어드리고는.... 얼른 가시라고 했죠.

교사실을 나선 그 아저씨, 눈을 소성당으로 돌리시더니 그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시는거 아니겠어요?   

우와~~그곳에는 마침 혼인교리가 진행중이었죠.

저는 얼른 만류하며 이곳은 지금 강의 중이어서 들어갈수 없다고 밖으로 나가게 했어요

교사들은 너무나 황당해 했습니다....

지갑에 있는 지폐를 생각하며,

교사실에서는 동정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마음이 꺼림직 했으나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우리아이들이 지하 어느 교리실에 있을 수 도 있는데....

이처럼 아무나 지하 교리실까지 활개를 치고 다닌다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는 보장도 못할 일이고...

이런일을 지켜본 저의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그런 분들의 출입을 관리실에서 통제해줬으면 고맙겠습니다.

성당에서나마 우리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놀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진정 마음놓고 보낼 수 있는 성당이기를 ....한 엄마로서도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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