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동강에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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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숙 [sun7392] 쪽지 캡슐

2000-06-07 ㅣ No.1121

오늘 하루는 정말 저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머릿속은 몽롱하고, 눈은 계속 감기고, 팔이랑 어깨는 쑤시고..

 

짐작하셨겠지만, 벙개 엠튀의 후유증이랍니다.. ^^;

 

안타깝게도 함께 가지 못한 여러분들께 대충 보고를 드릴까 합니다.

 

먼저 참가 인원은 19명으로서 다음과 같습니다.

 

1호차 운전 기사(?) 겸 엠튀 짱이셨던 베네딕도 신부님을 비롯하여

 

혜경, 태민, 용일, 문석, 지연, 정환, 요한(성가대)이와 미숙, 성아,

 

영숙(전례부), 현아, 수희, 진경(초등부 교사회), 설희, 근호, 시우

 

(중고등부 교사회), 지영, 지인이가 이번 엠튀를 함께 했습니다.

 

1박 2일(실제로는 무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으로는 좀(아니 꽤 많이)

 

무리가 있는 일정이었지만,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었습니다..

 

시골의 밤길을 달리다가 잠시 들른 작은 주유소에서는 쏟아질 듯 반짝이던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며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눈꺼풀을 짓누르는 졸음과

 

싸우기 위해 끝말 잇기를 하느라 말도 안되는 사자 성어를 대고 우기기도 하다가

 

..마침내 강원도 영월땅 동강에 도착한 것은 밤12시가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인심 좋은 주인님의 배려로 민박집 뒷마당에 텐트를 치고 모닥불(아니, 장작불?

 

숯불인가?)을 피워 놓고 소주와 삼겹살로 조촐한 파티(?)를 열었습니다...

 

태민이 오빠와 근호의 화려한 불쇼(?)와 선배들을 모두 보내기로 작정한듯 연신

 

건배를 청하던 시우, 끝까지 거의 한마디도 않해서 모두를 놀라게 한 과묵한(?)

 

정환이, 이곳 저곳 자리를 옮겨가며 고기 접시를 초토화시켰던 지연이,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며 젓가락만 빨고 있던 곰주(?)들...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워 잠자리에 들지 못했던 우리들은 급기야 주위 사정은

 

아랑곳 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돌산 찬가를 비롯하야 만화 주제곡,

 

뽕짝, 가요, 성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를 메들리로 불러 제꼈지요..

 

다음날 아침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주위에서 민박을 하던 많은 사람들과 주인

 

집 사람들의 관대함에 머리를 숙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이번 엠튀의 하이라이트...동강에서의 레프팅~~!!

 

우리는 졸린 눈을 비비며, 현아가 정성껏 준비한 누룽지죽(?)으로 속을 달랜후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콩닥 콩닥 뛰는 가슴을 안고 강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아슬아슬한 벼랑을 따라 좁게 난 길을 곡예를 하듯 달리던 미니 버스는 마치

 

말을 타는 것처럼 흔들려서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주더군요..^^

 

두 개 조로 나뉘어 고무 보트에 올라탄 우리는 힘차게 구령을 붙여가며 노를

 

저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가뭄때문에 수량이 줄어든 탓으로 급류는 거의

 

없어서, 거의 노동력에 의해서만이 배를 움직일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한폭의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과 머리까지 맑게 해주는 산뜻한 공기는

 

그 정도의 노력에 대한 대가로는 지나칠 정도로 과분한 것이었답니다..

 

3시간이 좀 넘는 코스를 무사히 마친 우리는 전날 밤부터 쌓인 피로에 모두

 

녹초가 되고 말았습니다.. 동강에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오후 4시가 좀 넘어

 

출발한 우리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성당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엠튀를 통해 그동안 각기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느라 조금은 소원해졌던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도 큰 소득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여러 여건상 함께 가지 못한 여러분들께 죄송함과 더불어 아쉬운 맘을

 

전하고 싶군요..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은 청년들이 함께 자리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엠튀를 기획하시고, 또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김 신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일행 중 가장 연로하심에도 불구하고^^;

 

왕복 10시간을 운전하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는지...저희 모두 하루 빨리

 

운전 면허를 취득하고, 훈련을 거듭하여 다음 부터는 편안히 모시도록 노력하

 

겠습니다.. 죄송합니다..그리고 잊을 수 없는 추억 만들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더불어 2호차를 운전하느라 그 좋아하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수고한 문석이 오빠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운 맘을 전합니다..오빠,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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