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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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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호 [nam312] 쪽지 캡슐

2007-06-27 ㅣ No.6002

주 6일씩 츨근(?)하던 하계동 성당을 뒤로하고

이곳 둘째딸이 공부하는 시애틀에 온지 일주일밖에 안되었건만

한달도 더 된 것 같은 착각이 드는것은 왜일런지?

아마 교육관 축성식에 긴장되었던 피로가 풀린 후유증이 아닐까요.

 

평일미사에 매일 만나뵙던 몇몇 자매님의 얼굴들이 오버랩되어 옵니다.

물론 저는 미사참석이 아닌 교육관 공사 때문에 마주쳤던 자매님들이지만...

 

미국에서의 첫미사는 큰딸이 공부하는 오리건주에 있는 St. Mary's 라는 미국인 성당에서 드렸습니다.

두딸과 모두 넷이서 미사를 드리니 멀리에 있는 아들이 옆에 없는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미사중에 미사보를 쓰지않는 습관과 예복을 차려입지않은 평상복 차림의

성체분배자분들의 모습에서 한국성당보다는 엄숙함이 덜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저는 미사에 집중하기 보다는 오래된 성당의 건축조형물에

더 관심을 두고 천장과 이곳저곳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아마도 저희 본당 교육관을 1년여 공사하다보니 생긴 버릇이 아닌가하고

건축 전공자도 아닌 저의 모습에 습관이 역시 무섭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음주에는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약 55km 지점에있는

타코마 한인 성당으로 작년 9월에 부임하신 중계본등의 임승철 주임신부님이 계신

성당에서 미사도 드리고 인사도 드릴 예정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날 저희본당에서 평일미사를 드리는데 주임신부님 강론말씀이

그많던 책도 버리고 붓도 놓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꼭 저를 주고 하신 말씀이 아닌가

여기에 와서 느껴집니다.

 

인간사 재충전을 위하여 비움도 필요하다는 요지의 말씀이 아닌가 마음에 닿아옵니다.

꼭 비우고 돌아가겠습니다, 신부님!!!

 

저희 하계동본당 신자분들도 물론 사느라 바쁘시겠지만

물욕보다는 행복을, 욕심보다는 사랑을 채우기 위하여는

한번쯤은 비움의 여유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 비가 좀 왔다기에 오늘 저희본당으로 전화를 하였더니

전에 문제가 좀 있었던 제의실에 아무이상이 없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먼저 앞섰습니다. 수녀님께서 뵐때마다 제의실 고쳐 달라고 말씀 하셔서...

 

손안젤라는 오늘도 여행중에 우리식구 모두 미국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대찬성이고요. 그러나 저는 영원한 한국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아마 제가 국내에서는 너무 바쁜것이 불만인듯 싶습니다.

 

하계동본당 형제님들!

우리 모두 아내에게 잘합시다. 술도 덜 드시구요.

장마중에 저희본당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모든 형제자매님들 건강조심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시기를 기도 드리겠습니다.

한달후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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