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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9 짧고 긴여운(아름다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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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1-06-29 ㅣ No.707

아름다운 비명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소리에만 귀 기울여 본 사람은 안다
한 번도 같은 소리 아니라는 거
그저 몸 뒤척이는 소리 아니라는 거
바다의 절체절명,
그 처절한 비명이 파도소리라는 거

깊은 물은 소리 내지 않는다고
야멸치게 말하는 사람아
생의 바깥으로
어이없이 떠밀려 나가본 적 있는가
생의 막다른 벽에
사정없이 곤두박질쳐 본 적 있는가

소리 지르지 못하는 깊은 물이
어쩌면 더 처절한 비명인지도 몰라
깊은 어둠 속 온갖 불화의 잡풀에
마음 묶이고 발목 잡혀서
파도칠 수 없었다고 큰소리 내지 못했다고
차라리 변명하라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저 파도소리 때문인 것을

너를 사랑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  박선희 시인의 시<아름다운 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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