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진달래꽃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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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0-09-07 ㅣ No.822

겨우 서른세해를 살다간 천재 시인 소월.

그가 시에서 느끼는 것은 그의 삶과는 다른 것입니다.

진달래꽃에서 헤어진 님은 아직 헤어지지 않은 님이라는 사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 이라는 미래어에서

우리는 아직 님이 떠나지 않은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지요.

그는 어두운 자신의 삶을 투영하여 밝고 맑은 삶은 만들어 내는 언어의 마술사였지요.

사물을 밝은 모습으로 그리려면 그림자를 그려야 하는 것.

그의 삶이 그림자가 된 시인을 살펴봅니다.

 

 

김소월(金素月,1902-1934)

 

본명 정식(廷湜). 평북 정주(定州) 출생.

오산(五山)학교를 거쳐 배재 고보 졸업. 도쿄 상대 입학 시험에 실패, 수 개월을 일본에 체류하다가 귀국함.

1922년 김억의 주선으로 ’꿈자리’ ’먼 후일’ ’진달래꽃’ ’님의 노래’ 가 <개벽>지에 발표되어 천재성을 보였다.

소학교 교사, 신 문사 지국장 등을 지냈고 사업에도 손을 댔다가 실패를 거듭한 끝에 33세의 젊은 나이로 음 독 자살.

시집에 <진달래꽃>, 유고집 <소월 시초(詩抄)>, 단편 소설 <함박눈> 등이 있다.

서울 남산에 시비(詩碑)가 있다.

 

’진달래꽃’은 임을 떠나 보내는 슬픔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시이다. 이 시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체념하면서 살아가는 이의 한이라 할 수 있다. ’산유화’ 는 삶의 외로움이 간결한 표현 속에 극명하게 드러나 있는 명편이다. ’엄마야 누나야’ 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민요조의 노래, ’금잔디’ 는 민요가 가진 상투성과 단조로움을 극복하면서 민요적 가락 속에 개인적인 차원의 신선함을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 명시이다. ’초혼’ 은 죽은 이의 혼을 부르는 노래. 가 버린 사랑의 비애, 다시 못 올 사랑에 대한 통한이 절실하게 나타나 있다.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업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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