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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3장 1절- 6장 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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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5-07 ㅣ No.399

유다인 세 청년이 불가마에서 살아 나오다

 

3  느부갓네살왕은 금으로 신상 하나를 만들어 바빌론 지방 두라 벌에 세웠다. 그 높이는 육십 척이요, 나비는 육 척이나 되었다. 느부갓네살왕은 지방장관들과 대신들, 총독들, 고문관들, 재무관들, 판사들, 법률가들, 지방 모든 관리들을 자기가 세운 신상의 제막식에 참석하도록 불러 들였다. 그래서 지방장관들이 느부갓네살왕이 세운 신상 앞에 나와 제막식에 참석하였다. 그 때 전령이 큰 소리로 외쳤다.    "인종과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은 들으시오. 나팔, 피리, 거문고, 사현금, 칠현금, 퉁수 등 갖가지 악기 소리가 나거든 곧 엎드려 느부갓네살왕께서 세우신 금신상 앞에 절을 하시오. 누구든지 엎드리어 절하지 않으면 당장 활활 타는 화덕에 집어 넣을 것이요."   그리하여 나팔, 피리, 거문고, 사현금, 칠현금, 퉁수 등 갖가지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자 인종과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은 엎드리어, 느부갓네살왕이 세운 금신상 앞에 절을 했다.

   이 때 어떤  바빌론 사람들이 나서서 유다인들을 고발하였다. 그들은 느부갓네살왕에게 이렇게 일러 바쳤다.    "임금님! 만수무강을 빕니다. 임금님께서 영을 내리시어 나팔, 피리, 거문고, 사현금, 칠현금, 퉁수 등 갖가지 악가 소리가 나면 누구나 엎드리어 금신상 앞에 절을 하라고 하시지 않으셨읍니까? 엎드리어 절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든지 활활 타는 화덕에 집어 넣는다고 칙령을 내리시지 않으셨읍니까? 그런데 임금님의 칙령을 무시하고 임금님께서 위하시는 신을 섬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읍니다. 그들이 바로 임금님께서 바빌론 지방 관리로 임명하신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라는 유다인들입니다. 그들은 임금님께서 세우신 금신상 앞에 절하지 않았읍니다."  느부갓네살은 몹시 화가 나서 사드락과 메삭, 아벳느고를 잡아 들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들이 와 앞에 끌려 오자 느부갓네살이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 너희는 내가 세운 금신상 앞에 절을 하지 않고 내가 위하는 신을 섬기지 않았다. 그게 사실이냐? 이제라도 나팔, 피리, 거문고, 사현금, 칠현금, 퉁수 등 갖가지 악기 소리가 나는 대로 곧 엎드리어 내가 만든 신상 앞에 절할 마음이 없느냐?  절하지 않으면 활활 타는 화덕 속에 던질 터인데, 그래도 좋으냐? 내 손에서 너희를 구해 줄 신이 과연 있겠느냐?"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느부갓네살왕에게 대답했다.    "저희는 임금님께서 물으시는 말씀애 대답할 마음이 없읍니다.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주실 힘이 있으시면 임금님께서 소신들을 활활 타는 화덕에 집어 넣으셔도 저희를 거기에서 구해 주실 것입니다.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저희는 임금님의 신을 섬기거나 임금님께서 세우신 금신상 앞에 절할 수 없읍니다."   느부갓네살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말을 듣고는 금방 안색이 달라지며 노기에 차서 화덕의 불을 여느 때보다 일곱 배나 뜨겁게 지피도록 하고, 군인들 가운데서도 힘센 장정들을 뽑아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묶어 활활 타는 화덕에 집어 넣으라고 명령하였다. 사람들은 그들을 도포와 속옷 등 옷을 입고 관을 쓴채로 묶어서 활활 타는 화덕 속에 집어 넣었다. 왕명이 그만큼 급했던 것이다. 화덕이 너무나 달아 있었으므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 세 사람은 꽁꽁 묶인 채 불타는 화덕 속에 던져졌다.

   그런데 느부갓네살왕이 깜짝 놀라라 일이 생겼다. 그는 벌떡 일어나 측근자에게 물었다.    "꽁꽁 묶어서 화덕에 집어 넣은 것이 세 명 아니었더냐?"    그들이 대답했다.    "임금님, 그렇습니다."    "그런데 네 사람이 아무 탈없이 화덕 속에서 거닐고 있으니, 어찌된 일이냐?  저 네째 사람의 모습은 신의 모습을 닮았구나" 하면서 느부갓네살은 활활 타는 화덕 어귀에 가서 이렇게 외쳤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야,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자들아, 어서 나오너라."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화덕에서 나온 다음 지방장관들과 대신들, 총독들, 왕의 측근들이 모여 와 그들을 살펴 보니, 몸이 불에 데기는 커녕 머리카락 하나 그슬리지 않았고 도포도 눋지 않았으며 불길이 닿은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섬기는 신이야말로 찬양받으실 분이구나"  하며 느부갓네살은 외쳤다. "저들의 하느님게서, 어명을 어기면서 까지  목숨 걸고 당신만을 믿고 저희의  신이 아닌 드른 신 앞에서는 절하지도, 섬기지도 않는 이 신하들을 천사를 보내시어 구해 내셨구나, 이제 나는 영을 내린다. 인종이나 말이 다른 뭇 백성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섬기는 신에게 욕된 말을 하지 못한다. 욕하는 자는 토막내어 죽이고 그의 집은 거름더미로 만들리라. 이처럼 자기를 믿는  자를 구해 줄 수 있는 신은 다시 없으리라."    그리고 왕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게 바빌론 지방에서 더 높은 벼슬을 내렸다.

 

 

느부갓네살이 다시 꿈을   꾸다

 

   "인종가 말이 다른 천하 만민은 이 느부갓네살왕의 말을 들어라. 너희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빈다. 나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표적을 너희에게 들려 주는 것이 더없이 기쁘다.

      그가 보이신 표적은 놀라왔다.

      그 베푸신 기적은 굉장하였다.

      그는 영원히 왕위에 앉으시어

      만대에 이르도록 다스릴 왕이시다.

4  나 느부갓네살은 궁궐에서 아무 걱정없이 영화롭게 지내다가, 하루는 잠자리에서 무서운 꿈을 꾸었다. 꿈에 본 것이 몹시 마음에 걸려, 나는 영을 내려 바빌론의 재사들을 다 불러 들여 내 꿈을 풀이하야여  알리도록 하였다. 내 앞에 나온 마술사와 술객과 점성가들과 점장이들에게 나는 꿈 이야기를 들려 주었지만 해몽하여 주는 자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니엘이라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의 신의 이름을 따라 벨트사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거룩한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었다. 나는 내가 꾼 꿈을 그에게 들려 주었다.

   ’마술사들의 수령 벨트사살, 너는 거룩한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니 어떤 비밀이든 풀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 내가 꾼 꿈을 들려 줄 터이니 해몽하여 보아라. 내가 잠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나의 머리 속에 떠오른 광경은 이런 것이었다. 굉장히 큰 나무가 하나 세상 복판에 서 있는데, 너무도 우람져서 키가 하늘까지 닿았고 땅 끝 어디에서나 바라 보였다. 잎사귀들은 싱싱했고, 열매는 세상 사람이 다 먹고 살 만큼 많이 열려 있었다. 들짐승들이 그 그늘 밑으로 찾아 들었고,  공중의 새들이 그 나무 가지에 깃들였으며 온 세상 사람이 그 나무에서 나는 것을 먹고 살았다. 잠자리에 누워서 이런 것들이 머리를 스치고 자나 가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하늘에서 거룩한 감독원 하나가 내려 오더니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이 나무를 찍어라. 가지는 잘라 내고

      잎은 흩뜨리고 과일은 따 버려라.

      짐승들로 하여금 그 밑을 떠나게 하고

      새들로 하여금 가지를 떠나게 하여라.

      그러나 등걸과 뿌리만은 뽑지 말아라.

      쇠사슬, 놋쇠사슬로 묶어 풀밭에 버려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몸을 적시고,

      짐승들과 어울려 풀이나 뜯게 버려 두어라.

      사람의 정신을 잃고

      짐승처럼 생각하면서 일곱 해를 지내야 한다.

      이것은 감독원들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표고이다.

      거룩한 이들의 명령으로 내려진 판결이다.

      인간 왕국을 다스리는 분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라는 것을

      살아 있는 자들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겸손한 사람을 좋게 보시고

      그런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히시어

      나라를 다스리게 하신다.

   이상이 나 느부갓네살왕이 꿈에 본 것이다. 벨트사랄, 이것을 해몽하여라. 이나라에는 내 꿈을 해몽할 재사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너는 거룩한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니 해몽해 주리라 믿는다.’"

   벨트사살이라고도 불리는 다니엘이 크게 놀라며 잠시 난처한 기색을 보이자 왕은 이렇게 말했다.    "벨트사살, 내 꿈이 길몽이 아니더라고 사실대로 풀이하여라. 꺼릴 것없다."    그러자 벨트사살이 대답했다.     "임금님, 그런 꿈은 임금님의 원수들이 꾸었더라면 좋았을 뻔했읍니다. 해몽도 임금님의 적에게나 해 주고 싶습니다. 임금님께서 보신 그 나무는 크고 우람져서 하늘까지 닿았고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고 하셨지요?  잎사귀들은 싱싱하고 열매는 세상 사람들이 다 먹고 살 만큼 많이 열렸으며 들짐승드링 그 밑으로 찾아 들었고 가지에는 공중의 새가 깃들었다고 하셨지요? 그 나무는 바로 임금님이십니다. 임금님께서느 그처럼 위대하시고 세력이 크십니다. 임금님의 세력은 하늘까지 뻗고 세상 끝까지 다스릴 만합니다. 그런데 임금님께서 보신 대로 하늘이 보낸 그 거룩한 감독원이 땅에 내려 와 이렇게 외쳤다고 하셨지요?  ’그 나무를 찍어 버려라. 그러나 등걸과 뿌리만은 뽑지 말아라. 쇠사슬과 놋쇠사슬로 묶어 풀밭에버려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몸을 적시고 들짐승들의 먹이나 얻어 먹으며 일곱 해를 지내리라.’  임금님, 해몽은 이렇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임금님을 두고 내리신 판결이니다. 임금님께서는 세상에서 쫓겨 나 들짐승들과 같이 살게 되셨읍니다. 소처럼 풀을 뜯고,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몸을 적시며 일곱 해를 지내게 되셨읍니다. 그리고 나서야 인간 왕국을 다스리는 분이 바로 지극히 높으신 하니님이심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지국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사람을 좋게 보시고 그런 사람을 높은 자리에 올려 앉혀 나라를 다스리게 하신다는 것을 때닫게 되실 것입니다. 나무등걸과 뿌리만은 그대로 두라고 한 것은, 임금님께서 하늘이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시면 이 나라를 임금님께 다시 돌려 주신다는 뜻입니다. 임금님께서는 이제 소인이 드리는 의견을 기꺼이 받아 들여 주십시오. 선을 베풀어 죄를 면하시고 빈민을  구제하셔서 허물을 벗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길이 태평성대를 누리실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 그대로 누부갓네살왕에게 들어맞았다. 꿈을 꾸고 열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왕은 바빌론 궁궐 옥상에 있는 동산을 거닐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내 손으로 공들여 세운 대바빌론, 이것이 바로 내 영광을 떨치는 나의 왕도로다."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려 왔다.    "너 느부갓네살은 들어라. 네 왕조는 끝장이났다. 너는 세상에서 쫓겨나 들짐승과 어울려 살며 소처럼 풀을 뜯어 먹을 것이다. 그렇게 일곱 해를 지낸 뒤에야 너는 왕국을 다스리는 분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라는 것과 그분은 자기의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신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누부갓네살을 당장에 그 말대로 되었다. 그는 세상에서 쫓겨나 소처럼 풀을 뜯어 먹으며 몸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었고, 머리는 독수리 깃처럼 텁수룩하게 자랐으며 손톱 발톱은 새 발톱처럼 길어졌다.

   "나 느부갓네살은 기한이 차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 보다가 제 정신이 들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칭송하였다. 영원히 살아 계시는 이를 우러러 찬양하였다.

      주는 영원히 왕위에 앉으시어

      만대에 이르도록 다스리실 왕이시라.

      땅 위에 사는 사람이 다 무엇이냐?

      하늘 군대도 마음대로 부리시는데

      하물며 땅 위에 사는 사람이랴!

      누가 감히 그를 봍잡고

      왜 이시느냐고 항의할 수 있으랴?

   바로 그 때 나는 정신을 되찾았고, 다시 임금이 되어 영광을 떨치며 영화를 누리게 되었다. 고문관듥과 대신들이 나를 찾아 와 나를 다시 왕으로 받들게 되어 나는 전보다 더한 영광을 떨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나 느부갓네살은 하늘 임금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를 높이 찬양한다. 하늘 임금님께서 하시는 일은 다 옳고, 가시는 길은 항상 곧아서 잘난 체하는 자들은 꺾으신다"

 

 

벨사살의 운명

 

5   벨사살왕이 잔치를 베풀고 만조백관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신 일이 있었다. 벨사살은 거나하게 되자 선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약탈하여 온 금잔, 은잔을 내 오라고 하였다. 왕은 고관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게 그 잔으로 술을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예루살렘에 있는 하느님의 집에서 약탈하여 온 금잔이 나오자 왕은 그 잔으로 고관들과 왕비들 후궁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이렇게 술을 마시며 금은동철이나 목석으로 만든 신상들을 찬양하는데 갑자기 사람의 손가락 하나가 나타나서 등잔대 맞은 쪽 왕궁 벽에 붙어 있는 판에 글자를 썼다. 왕은 글  쓰는 손을 보고 새파랗게 놀랐다. 그는 머리가 아뜩 해지며 허벅지가 녹는 듯하고, 무릎이 떨려 마술사들과 점성가들과 점장이들을 불러 들이라고 고함쳤다. 재사들이 대령하자 왕이 말했다.    "저 글을 일고 뜻을 풀어 주는 사람은 자주색 도포를 입혀 주고 금목걸이를 걸어 주며 이 나라에서 세째가는 높은 자리에 앉혀 주리라."    그러나 불려 나온 왕실 재사들 중 아무도 그 글을 읽고 뜻을 풀어 내는 사람이 없었다. 벨사살왕의 얼굴빛이 달라지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고관들은 안절부절못했다.

   그 때 왕비가 고관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연회장으로 올라 가 아뢰었다.    "임금님, 만수무강을 빕니다. 그렇게 안색이 달라지시도록 당황하실 것은 없읍니다. 임금님의 나라에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 하나 있읍니다. 그는 머리가 명석하여 지혜롭기가 하느님 같다고 소문남 사람입니다. 선왕 느부갓네살께서 그를 마술사들과 술객들과 점성가들과 점장이들의 수령으로 임명하신 일까지 있읍니다. 임금님께서 벨트사살이라는 이름을 주신 다니엘이 그 사람입니다. 그는 신통력이 놀라와 모르는 것이 없읍니다. 꿈이나 수수께끼나 어떤 어려운 문제든지 잘 풀어 내는 재주가 있읍니다. 다니엘을 부르시면  이 글을 풀어 드릴 것입니다."

   그래서 다니엘이 불려 나오자 왕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바로 유다에서 포로로 끌려 온 다니엘이란 사람인가? 그대는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으로서 머리가 명석하여 지혜가 대담하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재사들과 마술사들을 데려다가 저기 저 글을 일고 뜻을 풀이하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 말 뜻을 풀지 못했다. 내가 들으니 그대는 무엇이나 다 잘 알아 내고 어떤 수수께끼든지 풀 수 있다던데 이제 그대는 저 글을 읽고 뜻을 풀이하여 보아라. 그리하면 그대에게 자주식 도포을 입히고 금목걸이를 걸어 주며 그대를 이 나라에서 세째가는 높은 자리에 앉혀 주리라."

   다니엘이 왕에게 대답했다.    "임금님께서 주시겠다는 선물은 거두시고, 그 사례는 다른 사람에게나 내리십시오. 그래도 저는 임금님께 저 글을 읽어 드리고 뜻을 풀이하여 드리겠읍니다. 임금님,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게서는 선왕 느부갓네살의 나라를 강대하게 하셔서 영화와 영광을 떨치게 하여 주셨읍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선왕을 위대하게 해 주셨으므로 인종과 말이 다른 천하 만민이 모두 선왕 앞에서는 드려워 떨었읍니다. 그래서 선왕께서는 마음대로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고 올려 앉히기도 하고 내려 앉히기도 하셨읍니다. 그렇게 옥좌에서 쫓겨 나 영화를 빼앗기고 세상에서 쫓겨 나 그 생각이 짐승과 같아져서 들나귀하고 어울려 지내며 소처럼 풀을 뜯어 먹고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몸은 적시며 사셨읍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인간의 왕국을 다스리는 분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사라는 것을 깨닫게 되셨읍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야 왕으로 세우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신 것입니다. 그분의 아들이신 임금님께서는 그것을 다 아시고도 겸손 해지시기는커녕 오히려 하늘의 대주재를 거역하시고 그분의 집에서 쓰던 잔들을 이 자리에 내어다가 대신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그 잔으로 술을 마셨읍니다. 그리고는 금은동철이나 보석으로 만든 신상들,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셨읍니다. 그러시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손안에 쥐고 계시느 하느님, 임금님의 일거일동을 지켜 보시는 하느님을 공경하지 않으셨읍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손가락을 내 보내시어 저 글자들을 쓰게 하신 것은 그 때문입니다. 저기 쓴 글자들은 ’므네 므네 드켈’그 다음은 ’브라신’입니다. 그 뜻은 이렇습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왕의 나라 햇수를 세어 보시고 마감하셨다’는 뜻입니다. ’드켈’은 왕을 저울에 달아 보시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브라신’은 와의 나라를 메대와 페르샤에게 갈라 주신다’는 뜻입니다.

   벨사살은 다니엘에게 자주색 도포를 입히고 금목걸이를 걸어 주도록 영을 내리고, 다니엘이 온 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사람임을 공포하였다.

   바빌론 왕 벨사살은 그 날 밤으로 살해되었고,

6  나라는 메대와 다리우스가 차지하게 되었다. 이 때 다리우스는 육 십 이 세였다.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살아 나오다

 

   다리우스는 자방장관 백 이십 명을 임명하여 온 나라를 다스리게 하고 그 지방장관들 위에 정승을 세 사람 임명하여 지방장관들에게서 국정 보고를 받으며 나라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보살피게 하였다. 다니엘은 이 정승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다니엘에게는 놀라운 신통력이 있어서 어느 정승이나 자빙장관ㅂ다  뛰어났으므로 왕은 그에게 전국을 다스리게 하였다. 그러자 다른 정승들과 지방장관들은 다니엘이 정사에 무슨 실수라도 하지 않는가 눈을 밟히고 보았지만 그에게서 트집잡을  만한 허물을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다니엘은 충직한 사람이었므로 아무런 허물도 실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니엘에게는 트집잡을 만한 일이 하나도 없으니 그의 종교를 걸어 트집을 잡자고 의논하였다. 정승들과 자빙장관들은 왕에게 몰려 와 진언하였다.     "다리우스 임금님, 만수무강을 빕니다. 임금님의 정승들과 대신들과 지방장관들과 고문관들과 총독들이 모두 임금님께 아룁니다. 앞으로 삼십 일 동안 임금님  외에 다른 어떤 신이나 사람에게 기도를 드리는 자가 있으면, 그가 누구든지 사자 우리에 집어 넣는다는 금령을 정하시고 그 금령에 서명하시어 수정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메대와 페르샤의 법은 수정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다리우스왕은 그 금령 문서에 서명하였다.

   왕이 그 금령문서에 서명하였다는 것을 알고도 다니엘은 집에 올라가 전처럼 자기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와 찬양을 올렸다. 그는 예루살렘 쪽으로 창이 나 있는 다락방에서 하루에 세 번씩 기도를 드렸다. 그 사람들이 몰려 와서 다니엘이 내린 금령을 들어 이 일러 바쳤다.    "앞으로 삼십 동안 임금님 아닌 다른 어떤 신이나 사람에게 기도를 올리면 누구든지 사자 우리에 집어 넣는다는 금령에 임금님께서는 친히 서명하시지 않으셨읍니까?"    "메대와 페르샤의 법은 수정할 수 없으니 그 법 또한 움직일 수 없소" 하고 왕이 대답하자 그들은 다니엘을 고소하여 말하였다.     "유다 포로 출신인 다니엘은 임금님 업신여기고 임금님께서 서명하신 금령을 무시한 채 하루 세 차례씩이나 제멋대로 기도를 올립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걱정되었으나 다니엘을 살려 내기로 결심하고 그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애를 썼다. 그러나 그들은 왕에게 몰려 와 주장을 펴는 것이었다.    "임금님께서 세우신 금령이나 법령은 고칠 수 없다는 것이 메대와 페르샤의 법임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하여 왕은 영을 내려 다니엘을 끌어다가 사자 우리에 집어 넣게 하고는 다니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네가 굽히지 않고 섬겨 온 신이 너를 구하여 주시기 바란다."     "왕과 대신들은 사자 우리의 문을 막은 돌에 봉인을 하여 아무도 다니엘을 건져 내지 못하게 하였다.

    왕은 궁으로 돌아 가 먹지도 마시지도 아니하고, 후궁으 수청도 물리친 채 뜬눈으로 밥을 새웠다. 날이 새자 마자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자 우리로 달려 갔다. 그는 우리에 다가 서서 목멘 소리로 다니엘을 불렀다.     "살아 계시는 신을 섬기는 다니엘아. 네가 항상 섬겨 온 신이 과연 너를 사자들에게서 살려 내 주었느냐?"   다니엘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 만수무강을 빕니다. 소인이 섬겨 온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사자들의 입을 틀어막으셨으므로 사자들이 소인을 해치지 못하였읍니다. 소인은 하느님 앞에 아무 죄도 없을뿐더러 임금님께도 잘 못한 일이 없읍니다. 그래서 이렇게 구하여 주신 것입니다."    왕은 다니엘이 살아 있는 것을 크게 기뻐하며 그를 끌어 올리라고 명하였다. 다니엘을 굴에서 끌어 올리고 보니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하느님을 믿고 의지했기 때문이었다. 왕은 다니엘을 참소한 자들을 처자와 함께 끌어다가 사자 우리에 처 넣게 하였다. 사자들은 그들이 바닥에 채 떨어지기도 전에 달려들어 뼈까지 삼켰다.

   다리우스왕은 인종과 말이 다른 천하 만민에게 영을 내렸다.

      "너희에게 행운이 있기를 빌며 내가 이제 영을 내린다.

      내가 다스리는 나라 안에 사는 자들은 모두

      삼가 다니엘의 하느님을 두려운 마음으로 공경하여야 한다.

      그분은 살아 계시는 하느님, 영원하신 하느님이시니,

      그의 나라는 무너지지 않으며 그 주권은 다할 날이 없으리라.

      사람을 살리고 구하여 주시는 분,

      하늘과 땅에서 표적과 기적을 베푸시는 분께서

      다니엘을 사자들로 부터 살려 내셨다."

   이리하여 다니엘은 다리우스가 왕위에 있을 때와 페르샤 왕 그레스가 다스리는 동안 그의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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