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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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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abalone] 쪽지 캡슐

2000-08-23 ㅣ No.2417

[방송] MBC 스페셜 ‘길위의 신부’

 

전북 익산시 한적한 농촌마을에 위치한 성당 `작은 자매의 집’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중증 지체장애아들의 보금자리다.

이 곳의 원장인 문정현(61) 신부. 하얗고 무성한 수염은 영락없는 시골 마을 신부님인데 노동자처럼 검게 그을은 얼굴빛이 예사롭지 않다.

 

문 신부는 인권과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멤버이자 1989년 임수경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문규현 신부의 형이며 1975년 인혁당 사건부터 시작해 지난해 기아특수강, 만도기계 노동분규 현장까지 30여년간 숱한 한국사회운동의 `대책위원장’이 그를 규정하는 또 다른 이름이었다.

 

1990년 폭로된 보안사 사찰대상 디스켓에 개인번호 169번으로 올라있는 그의 `개인 특성’란에는 △전북지역 대표적 문제인물 △외고집에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 △저돌적 성격으로 `깡패신부’라 불리움 등의 내용이 기재돼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그의 이름 옆에는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상임대표’라는 말이 붙어있다.

 

올해 나이 예순 하나인 그는 지난해 여름 기아특수강 단식농성으로 얻은 협심증과 목디스크로 인해 `단순한 사고만으로도 상당히 심한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의사의 충고도 무시하고 익산에서 서울로, 다시 매향리로 연일 계속되는 시위를 이끌고있다.

 

작은 시골마을 서른 여덟명 지체장애아들의 아버지이자 노동자의 아버지. 美 대사관 앞, 매향리 폭격장 등 전국을 누비며 불법집회를 이끄는 `길위의 신부’ 문정현. 평범한 사제에서 민중의 아버지로 30여년간 가시밭길을 걸어온 그의 행로를 함께 밟아가노라면 우리는 한국 사회의 모순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가난하고 억울하고 소외받는 이들의 삶의 현장에 함께 서있는 것이야말로 사제의 역할이지. 난 그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그것이 나의 신앙인 셈이지"

 

오는 25일 밤 9시 55분 방송되는 「MBC 스페셜」에서는 2000년 여름, 억울하고 힘없는 이들의 분노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길위로 나선 `깡패신부’ 문정현의 삶을 소개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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