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나눔의 삶을 살자는 연중 제17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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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일(나해. 2000. 7. 30) 제1독서 : 2열왕 4, 42 ∼ 44 제2독서 : 에페 4, 1 ∼ 6 복 음 : 요한 6, 1 ∼ 15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여러분 밥이나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보셨습니까? 배고픔을 참는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배고픔을 모르고 살다가 굶 게 될 때는 더욱더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한국 국제 기아 대책 기구에서 발표한 기아현황을 보면 ▶1분에 34명(그 중 어린이만 24명), 하루에 5만 명, 1년에 1,800만 명이 단지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 고 있습니다. ▶세계인구의 3/4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 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 당하거나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150년에 걸쳐 이 지구상에서 일어난 모 든 전쟁과 유혈혁명 등의 살상으로 인해 죽은 사람들보다 더 많습니다. ▶ 해마다 25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비타민 A의 결핍으로 실명하고 있습니 다. ▶1억 8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만성적인 영양부족으로 치명적인 손 상을 입고 살아가야 합니다. ▶학교에 가야할 시간에 1억 5천만 명의 어린 이가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 1/5이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인 구 중 10억의 사람들이 영양결핍으로 각종 장애를 겪고 있으며, 6명 중 1 명 꼴로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굶주림에 지쳐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곡물의 40% 가 선진국의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다고 하니 사랑이라는 말, 나눈다는 말이 무색해 집니다.
굶주림을 없애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굶주림을 조금이라 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굶주림과 가난은 나라도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말 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당신에게 큰 군중이 몰려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이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 올 수 있겠느냐?"하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필립보는 "이 사람들에게 빵을 조금씩이라도 먹이자면 이 백 데나리온어치를 사온다 해도 모자라겠습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오늘 제1독서를 보면 엘리사 예언자는 바알살리사에서 온 사람이 내어놓은 보리떡 스무 개와 햇곡식 이삭을 가지고 백 명을 먹었 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복음에서는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누어 먹었는데 먹은 사람이 남 자만 약 오천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필립보 사도나 보리떡 20개로 어떻 게 100명을 먹일 수 있느냐고 묻던 엘리사의 제자는 인간적인 계산과 방법 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늘 이런 실수를 합니다. 주님과 함께 계 시는 것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힘으로만 무언가를 하려는 습관에 빠져 있습 니다. 기적은 하찮은 것, 보잘것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주님과 함께 할 때 일어납니다. 아이가 내어놓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나 바알살리사 에서 온 사람이 내어놓은 보리떡 20개는 자신들이 먹기에서 부족한데도 자 신의 것을 내어놓음으로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생각을 넘어서는 기적이며 모두의 마 음을 열고 자신들의 것을 함께 나누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다하여 사랑으로 서로 너그럽게 대 하며 나눈다면 주님과 하나 될 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진정으로 하나의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오늘 복음의 정신을 잘 실천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주위에는 마음과 영혼이 배고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신적으로 멸시를 당 하고,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영혼의 배고픔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사랑과 관심을 나눌 때, 우리는 복음의 예수님처럼 사랑의 빵의 기적 을 이루게 됩니다. 우리 공동체, 가족들 그리고 이웃들이 배고픔이 없는 공 동체와 가족이 되도록 서로 나누고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사랑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사랑의 신비를 몸소 실천하도록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