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뼈 저리게 느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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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sugi] 쪽지 캡슐

2000-06-09 ㅣ No.1583

 

오랜시간 공들여 읽기를 여러 날,

어제에서야 비로소 아빌라의 성녀 예수의 데레사

자서전을 다 읽을수가 있었다.

 

많은 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웠었고 어떤 부분에선

크나큰 두려움이 생겨 더 이상 읽기가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도하며 참아 견딘 다음에는

바른곳으로 이끌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끼기도 했었다.

 

성녀의 생애를 감히 짐작은 하지 못하지만,

잦은 고해성사로 주님의 은총을,

사랑을 느낄수 있었다는 것과

 

지극히도 겸손한 모습으로

너무나 진실된 모습으로

어떠한 고통도

참아 견뎌내는 성녀의 모습은....

 

 

주일을 꼭 지켜 성당을 찾는 것으로..

영성체를 받아 모시는 것으로...

의무적으로 행하는 고해성사로...

가정과 회사 생활에 충실하다는 것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으로..

쉼 없는 분심에 쌓인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아주 가끔 내 주변의 모습에 눈을 돌리고,

그들의 비탄의 소리를 들어 준다는 것으로...

 

하느님께 대한 내 의무를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지금껏의 그 모든것을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뜨리고 말았다.

 

오히려 주님을 몰랐던 옛날이 훨씬 편했으리라는

회피감마저 드는데에는...

 

그래도 이런 나를 보시고 ’화’만을

내지 않으셨던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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