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우리의 흡연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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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1-11 ㅣ No.29

 

  몇 일전 본당 단체 모임에서 나온 말입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 께서 하신 말씀인데

미사 전후에, 성당 앞마당에서 젊은(?) 남자 교우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기

흉하다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는것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예의에도 어긋나

는 모습이라 그 앞을 지나가기가 민망스럽다는 말씀입니다.  저도 애연가 이기에 그 말

씀을 들으니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저도 그동안 성당 앞마당에서 담배를 피울때, 바로 앞의 성소후원회에 계신 자매님들

이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을 보며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추운 날씨에 서성거리

며 담배를 피워야하는 제 자신이 처량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담배만 안 피면 따뜻

한 만남의 방에 앉아서, 고상하게 커피를 마시며 여유있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데 말

입니다.

 

  가끔은 미사후에, 모처럼 만나는 교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신앙생활

에 도움이 될것 같기에, 시간 여유가 있을때에는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

습니다. 이 참에, 애연가 교우를 위하여 흡연권도 인정받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제 생각은, 성당 뒷켠에, 특히 겨울철에는 작은 간이 천막을 설치하고, 의자 몇 개도

갖다 놓고,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그럴듯한 천막과

우아한 의자를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담배 연기에 그을을 것이니까 바람막이

만 하는 정도의 누런 천막과,  성당 지하에 있는것 같은 간신히 앉을 수만 있는 정도의

나무토막 의자 몇 개면 족합니다.

 

  물론, 그에 대한 비용은 저희 애연가 교우들이 마련하겠습니다.  교회에서 장소만 허

락해 주신다면요.  커피도 조금 멀고 번거롭지만 만남의 방에서 가져다 마시고, 쓰레기

도 당연히 저희가 치우고,  천막도 주일 저녁에는 말끔하게 정리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르신들 민망할 일도 없어지고, 자매님들 담배연기에 고통받는 일도 없어질

것 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하면,  우리 애연가 교우들도 어느정도는 고상하고 우아

하게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을것 같

습니다.

 

  친애하는 애연가 교형, 교우 여러분!  성당에서 우리의 흡연권을 위하여 모두 마음을

모아 우리 애연가 만의 만남의 방을, 아니 "만남의 천막"을 만듭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의 신앙을 깊게하고, 친교의 시간을 마련합시다. 수 많은(?) 본당 애연가 교형, 교

우 여러분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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