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천주님, 우리의 추기경에게 영원한 빛을 비추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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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성 [kjason3] 쪽지 캡슐

2009-02-18 ㅣ No.673

지금은 하늘에 계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대학 입시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한 고등학생이 인사를 드립니다.

대전에 사는 저는 사실 어제 친구와 기차를 타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예비 신학생인 저희 두 사람은 무언가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추기경님을 직접 만나뵈며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하였는데,

명동성당을 둘러싸고 길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서

그 뜻을 이루지는 못하였습니다.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제가 세상의 어두움을 비추고자 하는 노력이 과연 세인들이 주장하는 종교의 정치 간섭인가...

또한 참된 사제라는 것은 어린시절 형성된 인격이 뒷받침이 되어야만 하는가...

또한 세상에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이면에는 못마땅해하고 대립하고자 하는 심성 삐뚤어진 사람이 있는것이구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세상 많은 사람들이 저와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면 "좌빨"로 매도하는 족속들이 한두명이 아닌 것이 우리나라구나...

저는 너무나도 약점이 많고 결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절제력 없고, 부모님께 함부로 대하며, 사람들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해주는 능력도 없고, 성실하지도 못합니다.

저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참괴의 아픔이 몰려오는 사건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기로 결정하였지만 제 가슴을 압박하며 쥐어짜는 그 "자격지심과 수치를 당할 것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저는 신앙의 기쁨 또한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영혼의 죽음 상태로 가까이 가고 있던 저였습니다.

그러나, 어제 추기경님을 직접 만나뵈지는 않았지만,

추기경님의 거룩한 육신이 있는 장소에 한번 가까이 지나친 것만으로도

뭔가 새롭게 시작할 의지가 생겼습니다.

다시 활기를 되찾고 염세주의에서 벗어나 기쁘게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추기경님을 위해서 묵주기도를 바치겠습니다.

다른 청년들도 다 마찬가지지만 마음과 몸이 아직 성숙하지 못해

보잘 것 없는 고뇌 때문이지만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 더욱 힘들 수밖에 없는 저희

예비 신학생들을 특히 기억해주세요...

 

부디 하느님의 영원한 빛이 추기경님을 비추시길 기도하며

또한 저희를 위하여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간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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