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인쇄

현규환 [qhwan111] 쪽지 캡슐

2011-02-14 ㅣ No.268

쉼(조진형)

"내가 너무 빨리 걸어서 내 영혼이 나를 미처 못 따라오고 있어요. 이쯤에서 쉬면서 영혼을 기다려야 해요."

남미의 원주민 셀퍼들은 탐험대가 아무리 독촉을 해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쉴 만큼 쉬지 않고는 산을 오르지 않습니다. 고산에서 쉬지 않고 계속해서 걷게 되면 정말로 영혼이 육신과 분리되어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만다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쉼표를 모두 없애도 여전히 훌륭한 음악일 될 수 있을까요? 음악에서 쉼표는 연주하지 않으므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음표가 음악을 만들어 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듯이 쉼표 역시 하나 하나가 음악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것들입니다.

휴식 없는 등산이나 쉼표 없는 음악처럼 사는 인생은 마침표를 일찍 찍게 됩니다. 휴식은 세상살이에 바빠서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영혼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2010년을 정리할 날이 3일도 채 안 남았습니다. 새해를 함께 시작하려면 영혼을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지 않으세요?




11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