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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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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필희 [wsophia] 쪽지 캡슐

2001-04-09 ㅣ No.6524

 

2주전의 일입니다

 

때아닌 봄눈꽃이 온세상을 하얗게 뒤덮던날,

 

시아버님께서는 다시는 오지 못할 그곳, 고향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고이 누우셨읍니다.

 

친정 부모님 돌아 가신지 10여년이 되었고,

 

아버님 또한 연세가 있으셨기에 막연히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증세가 없어 생각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돌아 가셨는지라

 

경황이 없어 일을 치르는데 마음이 집중 되어 그때에는 그저

 

잠시 잠시 슬픔에 빠졌을뿐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시간이 갈수록 화창한 날이 계속 될수록 아버님에 대한 생각이

 

진하게 다가 옵니다.

 

그저께 토요일 저녁 어머님 계신 시댁엘 다녀왔습니다.

 

가는 차안에서

 

이젠 시댁엘 가도 아버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에  

 

왜그리 눈물이 흐르는지

 

시집와서 20여년을 한결같이 환한 미소로 반겨 주시던 아버님이셨

 

습니다.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셨을텐데도 단 한번도 꾸중이나 찡그린 얼굴로

 

대해 주신적이 없으신....   그래서 더욱 죄송함을 느낍니다.

 

아이들도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 했는데......

 

이젠 다시는 그 미소를 대할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그립고 서글픔에

 

빠지게 합니다.

 

좀더 자주 가 뵙지 못한 것이 후회로 다가옵니다.

 

좀더 잘 해 드리지 못한것도 후회 스럽습니다.

 

아버님의 깨끗한 삶과 환한 미소만을 가슴에 안은채 열심히 살아

 

가겠노라고 맘속으로 다짐해 봅니다.

 

아버님 계신 곳은 지금 저희들이 감탄하고 있는 이세상의 자연보다

 

더 아름답고 아늑한 곳이리라 믿으며

 

그동안 베풀어 주신 사랑 감사드리며 또한 제 사랑을 드리며

 

이젠 편히 쉬세요, 아버님 사랑해요, 라고 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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