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모두가 사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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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1999-07-12 ㅣ No.478

먼저,

멀리서나마 애정어린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인호 베드로 수사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아래의 글을 읽고 참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많아져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처음에 굿뉴스를 대하게 되었을 때

이런 멋진 공간을 허락하여 주신 우리 주 예수님은 역시 '따봉'이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나이와 성별과 직분을 떠나서

진솔한 만남의 장이 우리 카톨릭 교회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긍지와 희망같은 것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저는 여기에 들어 올 때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미안함에

망설여지던 적도 여러 번이었었구요,

한강 본당내의 더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하였으면 하는 바램과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들어와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고민과 일상을 스스럼없이 덜어내는 한강의 식구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가 되는 것 같은 푸근함에 맘이 따뜻해지곤 하였었지요.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뒤돌아 보면

의미없는 게시번호 올리기에 급급하진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특히, 우리 한강성당의 교우들만큼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이즈음처럼 어려운 시대엔 멀리 내다 보지 않더라도

가까운 친지나 이웃중에도 여러가지 원인들에 의하여 당장의 생계가 근심스러워지는 이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더우기,  절대적인 빈곤과 질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소외된 이웃들을 생각해 보면

여기 모인 네티즌들의 일상의 고민과 기쁨들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기도 하지요.

 

그러나,,,,

찌들은 공해와 쫒기는 매일 매일의 각박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사회에서

서로의 눈길을 마주하며 아픔 마음을 드러 내 보일 만한 여유조차 없이

메말라가는 우리 현대인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그러기 위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한 의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저만의 이기적인 욕심 내지는 안이한 위선일까요?

 

여기,

굿뉴스의 게시판은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오늘을 되돌아 보기에 너무나도 바람직한 공간이라 믿고 싶습니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사소한 편지주고 받기일지라두요.

 

굿뉴스가 창설된지 10개월여가 지나가고 있는 오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베드로 수사님이 지적하신 바대로

본당내의 더 많은 교우들을 위한 공식적인 게시사항이나

오늘의 말씀 나누기, 혹은 신앙체험,

그리고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나눔의 장이

아직까지는 한강게시판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기도해 주세요'

라던지 서로의 고민을 위로해 주고

게시판에 들리는 이들의 기쁨을 위하여 자신의 시간을 내어 놓는 아름다운 마음은

아마도.....

가까운 시간 안에 (아니면 지금도 이루어 지고 있을...)

우리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아픈 이웃들에게로 열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답니다.

 

한강게시판은

언제나, 누구에게라도, 열려 있는,

특정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닐겁니다.

이 곳을 수시로 드나드는 몇몇분들의 우리 안의 친목 (사귐과 나눔과 섬김) 이  

사랑으로 열매맺음은 바로 더 넓은 복음 전파의 씨앗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제가 너무 거창한 자기 합리화에 빠져 들었나요?

주책스런 아줌마의 변이었습니다.

(제이모닝에게 제안한 말들중에

친목이란 단어가 내게 너무 찔려서,,,,,)

이해해 주셔유!!!

 

아직,

우리들 첫 걸음입니다.

첫 술밥에 배부르려 하지말고

자연스런 성장을 기다려 줄줄 아는 믿음과 희망으로....

오늘도 저는 더 많은 분들의 굿뉴스 참여를 기도합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맘 속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만남에 목말라 있었는지를 안타까워하면서 말이지요.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어느 누구보다 든든한 예수님을 친구로 갖고 있다는 행운을 누리며 살고 있겠지만요.

신앙인이라면

무엇보다도 하느님과의 친교가 우선이겠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과의 진정한 사랑이 없는 믿음과 봉사는

모래위의 집짓기 같이 느껴집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은......

늘 푸른 나무가 되어

또 다른 어두움을 비쳐주는 맑은 별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배나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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