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나무가 나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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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영 [goodforyou] 쪽지 캡슐

2000-01-22 ㅣ No.431

 

 

    정말 오랜만에 신영복님의 홈을 방문했습니다. (www.shinyoungbok.pe.kr)

    역시 좋은 새해 덕담을 주시더군요.

    신영복님이 누군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더불어숲"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은 다들 잘 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사랑도 나무처럼"이라는 성가책을 중고등부에서 만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참 좋아합니다.

    나무와 같은 삶.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신영복님의 글 중에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란 구절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어깨를 펴고 힘있게 나아가자구요...

     

 

 

             나무가 나무에게

       

       

      새 천년, 새 세기의 아우성속에서 생각합니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간다는 생각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강뚝에 서 있고 물만 흘러간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물만 흘러가는 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함께 흘러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새로운 세기가 다가온다는 생각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새롭지 않고 대상이 새로울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간다는 생각을 조심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강물에 방향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미래로부터 흘러와서 현재를 거쳐 과거로 흘러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란 물질의 존재형식이기 때문에 흘러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의 방향이 있을 리 없습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흐르기 시작하고 우리가 변하면서 흐르기 시작합니다.

       

      새 천년, 새 세기, 새 해의 그 "새"에 현혹되지 않아야지 다짐하고 있습니다.

      현재가 새롭지 않고 미래가 새로울 수 없기 때문이지요.

       

      바쁘다가, 아프다가 새해 인사마저 늦었습니다.

      한 해 동안의 만남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위로였고 발전이었습니다.

      인생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우정도 나무처럼 키워 가야 하는 것이라면

      우리들의 만남도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걱정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크지 않는 나무가 없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한 해를 기원합니다.

       

      숲 속의 나무님들께   신   영   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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