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퍼온 글) 아픈만큼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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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교 [briel98] 쪽지 캡슐

1999-10-24 ㅣ No.741

 제  목 : ☆ 아픈만큼 아름다운..                                        

 

 

 중년의 나이가 넘도록 "큰 시련과 상처 하나 없이 잘 살아왔다" 는 것을

 

마치 자랑삼아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잣대로 볼 때 편하고   

 

좋은 일이겠지만 그 말은 "나는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성공에 의해서는  대개 그 지위가 커지지만 실패와 시련

 

에 의해서는 자주 그 사람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루이 암스트롱은 13살때 권총 발사 사고로 소년원 생활을 했었고  그곳에

 

서 소년원 밴드 활동을 통해 드럼, 트롬본, 트럼펫을 익히게 되고 재즈 아티

 

스트인 킹 올리버를 만나게 되면서 재즈 뮤지션의 길을 가게 되었고 감미로운

 

What a wonderful world 라는 음악을 남긴 재즈계의 거목이 되었습니다.

 

 

  한국 불교계의 큰 족적을 남긴 효봉 스님은 판사시절 한  죄수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후에 한 생명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의 미망을 떨치지 못하고

 

10년의 화려한 판사생활을 벗어 던지고 머리깎고 산으로 들어가 불교계의 큰   

 

스님이 되셨습니다.

 

 

  기도의 주보 성인인 성 이냐시오는 훌륭한 기사가 되어 출세할 꿈을 꾸며

 

성장했습니다. 그러다가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진두에  

 

서서 싸우다가 다리에 포탄을 맞고 부상당해 고향으로 후송 되어 침상에서 책

 

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삶의 ’뒤엎어짐 (회심)’을 겪어 본 사람들은 그 시간이 자기 안의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시간인 것을 압니다.  그것은 교부들이 즐겨 찾았다는 사막과   

     

도 같은 광야의 시간입니다. 사막이나 광야 안에서는 적막과 함께 내 안의 영

 

혼의 소리만 들려오는 아주 고독한 시간입니다. ’영혼의 소리’는 가장 진실한  

 

소리이기 때문에 군중과 소음에 익숙해 있는 우리들은 깊은 곳의 진솔한 소리

 

에 귀기울여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과 직면하기를 겁(?)

 

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바로 그 분께로의 ’초대’의 시간입니다.

 

 

 어떤 의미로 우리는 이미 ’초대’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이 초대장만 받아들고 ’아픈만큼 아름다운’ 잔치에 참석 할까 말까 문 앞에서  

     

서성이는 모습들입니다. 기도하기 보다 기도에 대해 말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서적으로 살기보다 성서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용서하기 보다 용서  

 

받으려고만 하지 않는지, 사랑하기 보다 사랑 받기만 원하지 않는지... 깊어

 

가는 이 계절 고요히 묵상해 보심도 좋은 시간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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