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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 신부 죽이겠다는 신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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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kim83] 쪽지 캡슐

2000-08-16 ㅣ No.1223

제 목 : **환자의 권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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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syj1212 (송영진 ) 00/06/24 01:43 읽음 : 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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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북 김제 만경 선교천주교회의 주임신부로 있는 송 영진 신부입니다.

그 동안 의료대란을 지켜보면서,

그래도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23일자 한겨레 신문기사를 읽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리안 게시판에

"되도록 많이 죽고 많이 고생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비롯해서

통신망에 의료계의 과격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는 기사를 읽고,

이제는 분노의 단계를 지나서 혐오감까지 생깁니다.

물론 그들이 일부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의사이기를 포기한 정도가 아니라,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입니다.

또, 환자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단순히 돈벌이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알지 못하는 의사는 더 이상 의사가 아니라,

천박한 의료 기술자일 뿐입니다.

그리고 어제 응급실을 떠난 의대 교수들은

그런 의료 기술자를 양성하는 직업 훈련원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줄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의학윤리를 다룬 책에서 "환자의 권리장전"을 발견하고

여기에 인용합니다.

이 권리장전은 1993년 3월, 연세의료원에서 발표한 것입니다.

의료 소비자인 환자들 측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선포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환자의 권리장전"(1993.3.연세의료원)

 

1.모든 환자는 인간으로서의 관심과 존경을 받을 권리가 있다.

2.모든 환자는 의료진의 성실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3.모든 환자는 담당 의료진의 전문분야에 대하여 알 권리가 있다.

4.모든 환자는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자신의 질병, 현재의 상태,

치료계획 및 예후에 대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

5.모든 환자는 자신의 질병 퇴치를 위한 새로운 의학적 시도나

교육의 참여 여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6.모든 환자는 치료.검사.수술.입원 등의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행 여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7.모든 환자는 담당 의료진이나 법적으로 허용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의무기록 열람을 금함으로써

진료상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8.모든 환자는 진료와 관련하여 알려진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9.모든 환자는 진료비 내역에 대하여 알 권리가 있다.

("의학윤리란 무엇인가?". 김중호 지음. 바오로 딸 출판사.1995.

에서 인용함.)

(이외에도 소비자 단체나

의료사고 가족협회에서 발표한 환자의 권리선언도 있음.)

 

 

지금 한국에서 환자의 권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의사에게 입원을 거절당하는 현실이 환자의 권리입니까?

응급실을 떠나는 의사들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는 것이

환자의 권리입니까?

"환자의 권리장전"을 작성한 분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의료계는 국민 전체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주장이 백퍼센트 옳다고 해도 지금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의사들은 이 사회의 특권층이 아니고, 의료계는 성역이 아닙니다.

 

다행히 협상이 타결되어서 의사들이 병원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자신들의 영역을 계속 성역화 한다면,

이제 의사들은 더 이상 권위를 갖고 진료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의사들을 존경하지 않을 것입니다.

의사들은 앞으로 "선생님"이라고 불릴 수 없을 것입니다.

의사들은 지금, 그들이 그토록 내세웠던 ’의권’과 ’진료권’을

그들 스스로 땅에 떨어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 존경받는 ’의사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면,

지금 당장 병원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모든 양심있는 의사들은

이성을 잃은 일부 과격한 의사들의 손에서 놓여나기를 바랍니다.

 

종교계도 더 이상 방관자의 자세를 버리고 적극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가르쳐 온 성직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의사이면서 동시에 신앙인인 분들께 호소합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신앙인으로서의 양심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위급한 생명을 돌보는 자신의 직분을 망각한 채

하느님을 찾고,부처님을 찾는 것은 위선이고 거짓 신앙입니다.

정부도 원칙만 강조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버려야 합니다.

이것은 이제 더 이상 제도나 법의 문제가 아닙니다.

환자들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합니까?

대통령이라도 나서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합니다.

언제까지 법을 들먹이고, 제도를 이야기할 것입니까?

지금 이 정부가 정말로 "국민의 정부"입니까?

그 옛날 독재정권 시절의 "대통령 긴급조치권"을 그리워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국민 모두가 정부와 의료계 양쪽을 다 부정하기를 바라는 것입니까?

 

저에게도 친척 중에 의사들이 있습니다.

만일에 그들이 의사로서의 직업윤리를 망각한다면아무리 친척이고 사촌이라도 저는 그들에게서 등을 돌릴 것입니다.

이 땅의 최고 지성인으로서

의사들이 좀 더 지혜롭게 처신하고 양식있는 행동을 하기를 촉구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다가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2000.6.24.

전북 김제 만경 선교천주교회 주임신부 송 영진

1차 의료대란 때 가톨릭신문에 기고한 글로 인해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래 글 다음에 신부님이 가톨릭신문에 기고했던 ’환자의 권리장전’에 대한 글이 이어집니다. 지난 사태후에 이 글을 올리려다가 괜히 의사들을 다시 자극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접었는데, 결국 올리게 되는군요. 의사선생님들 앞으로도 계속 이러시면 곤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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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잠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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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syj1212 (송영진 ) 00/07/02 23:40 읽음 : 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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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톨릭 신문 덕에 유명해진 송 영진 신부입니다.

 

잠깐 들어와봤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본당에는, X새끼들 다 죽여버리겠다 라는

 

의사들의 항의전화가 걸려오고 있습니다.

 

자칭 신자라면서, 신부를 x새끼 죽여버리겠다 라고 말하는

대한민국입니다.

 

전화에 시달리는 사무장에게 미안하여 잠시 떠납니다.

의사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전국의 의사들을 상대로 싸우기에는 너무 피곤해서 떠납니다.

 

저는 의사들의 주장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약사편도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환자들만 걱정했습니다.

의사들의 투쟁방식만 거론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죽여버리겠다라는 협박 전화가 걸려옵니다.

 

안기부도, 검찰도, 경찰도 무서워하지 않던 제가

의사들을 일일이 상대하기가 피곤해서 잠시 휴가를 갑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의사들...당신들 왜 이럽니까?

사제의 양심을 걸고 글을 을 쓴 신부도죽여버려야 할 적으로 보입니까?

 

지금 저의 본당 신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교대로 경비를 서야 할 형편입니다.

그렇게 의사들이 무서운 집단입니까?

 

가톨릭 신문을 읽어보신 분은 제가 전체 의사를 비난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일부 과격하고, 강경한 의사들을 비난했습니다.

끝까지 병원을 지킨 양심적인 의사들을 저는 존경합니다.

 

저는 의사편도, 약사편도,정부편도 아니고,

예수님 편입니다.

가톨릭 신문사도 편안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는 지금 저의 전주교구청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교구 주보에 글을 연재하고 있거든요.

 

도대체 이게 무슨 꼴입니까?

여기가 공산주의 국가입니까?

인민재판을 원하십니까?

 

자칭 신자라면서, 그렇게 신부가 죽이고 싶도록 밉습니까?

 

저는 이것을 또 다른 형태의 박해로 여깁니다.

더 큰 용기와 투지로 맞설것입니다.

의사들 덕분에 저의 본당 신자들이 똘똘 뭉쳤습니다.

의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협박전화를 해준 의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약간 흩으러졌던 본당 신자들이 의사들 덕분에 단합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곳 신자들의 인사는

병원 갈 일 없도록 아프지 말라는 것이 인사입니다.

 

대한민국의 의사 여러분, 그리고 의사 가족 여러분,

천주교 신부 한 명 죽이겠다고 협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더 큰 상대를 대적해야 할 것입니다.

그 상대는 바로 하느님, 예수님입니다.

 

제 친척 중에도의사들이 있습니다.그러나 저는 가톨릭 신부입니다.

저의 양심을 걸고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한 것 뿐입니다.

 

회원 여러분...... 힘을 주십시오.

저에게가 아니라,

예수님에게 힘을 주십시오.

에수님의 뜻대로 살려고 하는 모든 신앙인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저는 의사들에게 아무 감정도 없습니다.

이 사회의 모든 옳지 않은 일들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송 영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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