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이삭줍기 |
---|
우리 마음이 순결하다면 얼마만큼 깨끗할 수 있을까요. 우리 생각이 의롭다면 얼마나 높이 의로울 수 있을까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을까요.
추수가 끝난 빈들에서 남아 있는 이삭을 줍듯이 순결과 의로움과 사랑의 이삭이라도 주워 그것으로 빈가슴을 채우고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참을 수 있다면 어떤 일까지 참아 낼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먼 장래 일까지 알 수 있을까요.
편지를 길게 쓴 다음 깜빡 잊은 것이 있어 붙여 쓰는 추신처럼, 기다림과 인내와 지혜의 작은 끝자락이라도 붙잡고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마음에 평안이 있다면 얼마나 아늑한 평안을 누릴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감사가 있다면 얼마나 많이 감사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기쁨이 있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기뻐할 수 있을까요.
하루의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 잠시 펼쳐지는 서쪽 하늘의 노을처럼,평안과 감사와 기쁨이 잠깐씩이라도 내 가슴에 펼쳐지기를 바라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우리에게 희생이 있다면 무엇까지 내어 놓을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용서가 있다면 어떤 사람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겸손이 있다면 어디까지 낮아질 수 있을까요.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같이 연약한 우리들이기에 희생과 용서와 겸손의 작은 촛불이라도 켜 내 주위를 단 한 뼘이라도 밝히면서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 한 지점에서 5년 동안 근무를 했더니 참으로 권태롭고 나태했었는데...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한 영업소로 발령을 내 주시네요...
내 책상옆 탁 트인 유리에 펼쳐진 풍경이 이 아침 참 감사하다고 느껴집니다..
좋은하루~
시를 사랑하는 쏘롱*^^*
첨부파일: p0520.lsx(4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