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파초-김동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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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0-09-04 ㅣ No.807

호는 초허(超虛). 강원도 강릉 태생. 도쿄 아오야마[靑山] 학원 신학과 졸업.

초기에는 탐미적이고 퇴폐적인 시풍을 드러냈으나,

전원에 은거하면서 시의 분위기가 밝고 안정되었으며,

해방 후에는 다급한 현실과 정치 사회적인 풍자와 관념성으로 기울어져

마침내 정치 평론까지 썼다.

이화 여대 교수, 5.16 혁명 직전까지 초대 참의원을 역임.

 

시집에 <나의 거문고> <파초> <삼팔선> <하늘> <진주만> <목격자>

<내 마음은> 등이 있고, 수필집 <시대의 삽화> 와 <적과 동지> 가 있다.

 

"파초" 는 조국을 잃은 슬픔을, 고향인 남국을 떠나 이 곳에 와 있는

파초에 실어 노래한 시이며, "내 마음은"이라는 시는 임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호수. 촛불. 나그네. 낙엽에 직접 비유하면서 노래한 깨끗한 서정시이다.

 

 

파초(芭蕉)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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