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2008년~2009년)

러시아에서 오신 신부님을 생각하며^^* ('생명의 샘' 카페에서 이원규님 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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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성당 [shinchon] 쪽지 캡슐

2009-02-11 ㅣ No.701


    저 러시아 음악 -  이원규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차라리 담백한
    저 러시아 음악은
    시베리아 설원
    햇볕이 무겁게 내려앉는 저녁 즈음
    홀로 걷는 이방인의 검은 장화가
    저벅저벅 찍어내는 악보의 떨림이다

    중세의 거미줄이
    높은 천장 구석에 모자이크처럼 박제된
    모스크바의 어느 정교회 종탑
    전통축제나 성인들의 축일을 알리는
    모처럼의 덩그렁거림
    그 속을 행진하는 군인들의 함성소리다  

    우랄산맥을 넘어온 찬바람이
    끝없는 숲속 철로 위를 지날 때
    볼셰비키 총구멍 속으로 비춰진
    깃털째 구운 백조고기
    대리석 건물의 지붕 위로 새들은 날아가고
    그늘에 잠긴 호수의 물결이 잠시 반짝거린다

    검은 담비가죽 갑옷 같은 털코트로도
    살 속에 파고드는 외로움을 다 가릴 수는 없어
    숱 많은 긴 머리를 양털모자에 감추고
    잠시 찾아왔던 여인이 다시 떠나가는 길
    그 길을 비추는
    핏빛 석양의 불거진 눈시울이다

    
참고 : 위 글과 음악은 이원규 아우구스티노 박사님이
홍보분과 생명의 샘 카페 '삶의 오솔길 방'에 넣어준것을 옮겨왔습니다.
송천오 주임신부님을 생각하시며 쓰신 글 같군요..
감사합니다.  ^^
 
이원규 박사님~ 허락없이 옮겨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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