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성당 게시판

저도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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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 [euitae] 쪽지 캡슐

1999-11-03 ㅣ No.639

넵. 사람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고 세대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므로 여러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정리와 평가, 그리고 대책 마련은 정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의견을 서로 나누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 역시 우리가 이 러한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접어두지 않고 사회화 시켜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좋은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제가 아쉬워하는 점은 깨끗한 정부의 판단과 효율적인 대처를 너무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 역시 사람이고,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 처럼 혈연, 지연, 학연이 마치 하나의 비빔밥처럼 개개의 성격을 드러내는 사회에서 정말 객관적이고, 모두에게 이익이 될 정책을 기대한 다는 것은 너무 많은 바램이라고 생각합니다 . ' 정경유착을 없애고, 깨끗한..그리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자 ' - 아마 이것이 깨끗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필요 조건이 되겠죠. 하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인들이 정말로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 소신있게 살 수 있는 정도의 충분한 부를 누려야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물론, 가난하지만 대쪽처럼 인내심을 굽히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정치판은 그러한 선한 사람들이 마음 편히 활동하도록 결코 놓아두지 않는다는 점입 니다. 누구나 처음 입문하는 사람은 , " 음.. 난 판도를 바꿀 수 있어. 그정도의 능력은 충분히 지니 니까 . " 하고 생각하지 않은채 정치판에 몸을 담는 인물이 과연 있을까요. 잉크가 모이면 색깔을 지니지만, 거대한 수조 속의 잉크 한 방울은 희석되고 마는 것입니다. 비관적일까요?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견지해야 할 자세는 깨끗한 정책 입안이 가 능한 정부를 믿기 보다는 의견 수렴이 가능한 열린 정부를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책을 잘 결 정하도록 기다릴 수만은 없는 법입니다. 아니. 잘 결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일 수 있습니다. 언제나 결정된 정책에는 새는 곳이 있습니다. 없어도 만들겠죠. 지금 있는 정책도 결정될 시에는 상당한 토의 끝에 이루어진 하나의 산물입니다. 아니다? 글쎄요 만약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반발이 심했다면, ( 당의 이익을 떠나서 ) 입안조차 불가능했겠죠. 그럼 정치가들에게 믿을 바는 없다? 이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들이 아무리 똑 똑하고 상황 대처에 능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든 전반에 걸쳐 관 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틀이 바뀐다고 해서 틀 속에 들어있던 산재한 요소들이 모두 틀의 모양에 맞춰가느냐? 그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 나름대로 이 들은 또다시 재 배치가 되어 그 틀 속에서 각각의 성격을 모두 지닌채 또 다른 상황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겠죠.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토의 하는 과정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정에서 부 터 시작해서 공동체끼리의 연관을 계속 맺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트리 구조로 표현이 가능 한데 , 작은 나뭇잎 집합의 모임을 통해 가지를 이루고, 작은 가지가 큰 가지가 되고, 큰 가지는 곧 나무의 기둥을 이루는 , 기둥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되 , 나뭇잎속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자세가 만 들어져야 이번과 같은 사고를 피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진 나무는 무성하게 커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양분 없는 땅에서 자란 나무 역시 크게 자랄 수 없습니다. 정치인은 땅 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입니다. 썩어서 다시금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겠죠. 물론 바람에 날려 도움이 안 되는(--;) 잎도 있기 마련이지만, 아마도 어떻게든지 잘 살아 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그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광합성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겠죠? ^^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기는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저역시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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