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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진 [sillysilly] 쪽지 캡슐

2000-12-17 ㅣ No.1650

 누구나가 다 주변 상황에 너그러울 수 있는,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일 환경에 처해있는 건 아니란 걸 압니다. 세상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장미 송이를 숨긴 채 온 몸에 가시를 돋힐 수밖에 없고, 또 상처받을까봐 먼저 상처줄 수밖에 없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다시 뱉는 방법을 택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나보다 더 큰 상처를 가지고도 먼저 마음을 열고 먼저 사랑을 주며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아주 어릴 때 가졌던 ’어른’에 대한 순진한 환상들을, 가끔 겪는 이런 당황스럽고 실망스런 상황에도, 버리지 않고 조금은 남겨둔 채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명심했으면 하는 것은, 장미의 가시만을 보고 "저 꽃은 원래 저래." 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서 만져주고 이야기 해주면 곧 가시를 떨군 부드러운 줄기로 우리에게 악수하고 화려한 얼굴을 보여줄 거라는 것입니다. 그건 주님께서 원하시는 바이기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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