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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de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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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2-11-12 ㅣ No.161

 

마음 착한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평생을 두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으며,

 

남을 괴롭힌 적이 없었지요.

 

그렇게 살다가 그들은 때가 되어

 

죽음을 맞아 염라대왕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염라대왕이 말했지요.

 

“그대들은 매우 훌륭하게 일생을 보냈소.

 

  따라서 이 곳에 머무를 필요없이

 

  곧바로 인간 세상으로 다시 내보내 주겠소.

 

  그러니 그대들이 원하는 삶을 말해 보시오."

 

노부부가 아뢰었습니다.

 

“별다른 욕심이 없습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은가?"

 

“반드시 부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귀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싶지는 않은가?"

 

“반드시 귀한 집안이라야 할 것도 없습니다."

 

“이상하구나. 모든 사람이 부귀를 바라거늘

 

  너희는 왜 그것을 바라지 않는단 말이냐?"

 

이에 노부부가 말했습니다.

 

“대왕님,

 

  그런 것들은 저희가 전생에 이미 누려 본 바입니다.

 

  따라서 저희가 바라는 바는 아주 조촐합니다.

 

  그저 몸이나 아프지 않고,

 

  가끔 책이나 읽으면서 화초를 가꾸고,

 

  때때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삶이면 족하겠습니다.

 

  매일매일 편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고

 

  담담한 마음으로 저녁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 이상은 어떤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염라대왕은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어찌 작은 욕심이란 말이냐?

 

  그거야말로 욕심 가운데 가장 큰 욕심이 아니더냐.

 

  그런 삶이 있다면 나부터라도

 

  당장에 염라대왕 노릇을 그만두고 그런 삶을 선택하겠다."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런 고통도 없이,

 

그저 평화롭게 사는 것.

 

물론 여기에 어떤 재물이나 명예가 첨가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평화롭게 사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마음이 어쩌면 가장 큰 욕심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늘 고통과

 

어려움이 함께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말합니다.

 

“주님, 제가 언제 돈을 많이 달라고 했습니까?

 

  언제 제가 높은 지위를 달라고 했습니까?

 

  그저 아무런 사고 없이,

 

  아무런 고통 없이 살게 해 달라는 것인데,

 

  왜 저에게만 그런 시련을 주십니까? ”

 

바로 이런 마음이 어쩌면 가장 큰 욕심이 아닐까요?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한다.”

   (요한3,30)

 

제가 사제 서품 받을 때 선택한 성서귀절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런 욕심을 버렸기 때문에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평화롭게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막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또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써

 

고통과 시련을 받아들이십니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겸손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떤 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겸손된 마음을 가지고서,

 

내가 아닌 주님을 증거하기 위해

 

고통과 시련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아니면 주님께 그저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데

 

이 정도도 해주지 않는다고 원망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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