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 Q&A 코너

회상 2018년11월12일(월)(음력: 10월 5일)07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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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ㅣ No.1968

회상 2018년11월12일(월)07시39분

 

내 벗이

출근길에 받은 문자 한 개.

 

 

내 벗이 1966년 마산 합포국민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에

"이제 사리분별할 때도 되었으니 읽고서 꿈을 키우라"하시면서

"플루타르크 영웅전"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물한 분이

주님의 품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고 한다.

 

진동고개 너머 진주 가는 한길가 진전국민학교에서 세 번째 1학년 시절인, 

진짜 1학년이었던 1963년 8월에 마산 봉덕국민학교로 전학하고,

1965년 3월 개학과 함께 마산 합포국민학교로 전학하였던,

그리하여 4학년 600명 중에서 중간도 못되었던 

세상 물정 모르는 시골 촌뜨기 내 벗을 

5학년 때에 학년 1등을 하도록 책 읽는 데에 취미를 붙이게 하였던 이 책들을 선물한 분이

주님의 품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고 한다.

 

그냥 두었더라면 마산중학교에 진학하였을 시골 촌뜨기 내 벗을

부산에 데려가 공부하게 하셨던 분이

 

그분의 신혼여행 직후 첫 인사 때

태어나 처음으로 택시 타고, 초장동 지야 아재 집에서 당감동 고모할머니댁까지 가는 동안에

밤 시가지 가로등 불빛들에 

시골 촌뜨기 내 벗의 눈이 그야말로 휘둥그래지도록 만들었던 분이

 

공군 제대하기도 전에 휴가 나와 치른

부산시 5급 지방공무원 시험에 1등으로 합격하여

수십 년 뒤 강서구청장도 역임한 분이

 

주님의 품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고 한다.

 

내 벗의 할매가

한겨울에 휴가온 아들 기운 차리도록

씨암탉 잡아 먹였던

할매가 참으로 사랑한 아들이 

주님의 품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고 한다.

 

 

지난 11일 일요일 늦은 밤 9:30부터 새벽 1:30까지

갑자기 너무도 생각히고 책상 앞 책꽂이의 "숯등걸의 꿈" 제목이 자꾸만 눈 안쪽으로 커다랗게 맺히어 좌불안석(坐不安席) 끝에 잠 못이루었는데

불과 6시간 남짓 후(7:39)에 주님의 품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고 한다.

 

 

작년 8월 말 선산 벌초 후에 아내와 함께 찾아뵈었는데

엊그저께 14일 늦은 밤에 빈소에서 막내 딸이 말하기를

매우 기뻐하셨고 그 이후에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으며

심지어 당신 자녀들 듣기에 거북하고 민망하게도 내 벗이 더 친아들처럼 느껴진다고 말씀하셨다는 분이

주님의 품을 향하여 이제 먼 길을 떠나셨다.

 

 

생명의 주인이신 천주여,

많이 부족한 죄인이 엎드려 간구(懇求)하오니, 애걸(哀乞)하오니

당신 품을 향하여 이제 먼 길을 떠난 불쌍한 영혼 소 모이세에게

당신의 자비(慈悲)를, 자비(慈悲)를, 자비(慈悲)를 베풀고, 베풀고, 또 베푸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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