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상아]네모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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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gablil68] 쪽지 캡슐

1999-09-15 ㅣ No.1265

씨 뿌리는 봄의 농부도

 

영그는 벼를 보는 여름의 농부도

 

탈곡을 하는 가을의 농부도

 

내년을 기다리는 겨울의 농부도

 

툭툭 터져나오는 그 웃음을

 

참을수가 없다.

 

화사한 봄의 웃음이요

 

따뜻한 여름 웃음이요

 

풍성한 가을 웃음이요

 

순박한 겨울 웃음이요

 

감추려 감추려 애쓰나

 

히벌쭉 드러나는 하얀 이.

 

새참 이고 살랑 걷는

 

아낙의 희망의 웃음이며

 

걸죽한 막걸리

 

새참 한 사발에

 

그렁그렁 비춰진

 

땀의 웃음이라

 

와랑와랑 경운기는 껄껄대는 웃음에

 

저리도 큰가.

 

바지런히 멱 감는 아이들도

 

시시비비 딱지치는 아이들도

 

그 동네 아이들

 

네모난 웃음을 먼저 배운다.

 

푸럭푸럭 여물 뜯는 황소에게서

 

잡다하게 힝힝 대는 강아지에게서

 

난 네모난 웃음의 마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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