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예레 3,1~25 / 책걸이 공지

인쇄

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07-24 ㅣ No.6915

 

돌아 오라고 호소하신다

 1  남편에게 소박맞은 아내가

    다른 사나이를 찾아 갔으면,

    본 남편이 그 여자를 다시

    아내로 맞을 수 없는 법이다.

    그랬다가는 이 땅이 부정을 탄다.

    그런데 너는 수많은 정부와 놀아나고서

    나에게 돌아 오겠다니, 될 법이나 하느냐?

    이는 내 말이니 잘 들어라.

 

 2  벗겨진 산 위를 쳐다 보아라.

    네가 놀아나느라고 몸을 더럽히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느냐?

    사막에 숨어 있는 아랍인들처럼

    너는 한길 가에 앉아 정부들을 기다렸다.

    네가 음란을 피우며 사악하게 구는 바람에

 

 3  이 땅은 부정을 타서

    소나기가 멎고,

    봄비도 내리지 않게 되었다.

    이마가 뻔뻔스런 창녀처럼,

    너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4  지금도 나를 아비라고 부르기도 하고

    젊은 날의 애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5  ’아무렴, 끝없이 화를 내시지는 않을 거야,

    언제까지나 진노하시지는 않을 거야.’

    이런 말을 하면서

    못하는 짓이 없었다.

 

 6  요시아왕 시절에 야훼께서 나에게 이렇게 이르셨다. "이스라엘이 나를 배반하고 무슨 짓을 하였는지 너는 보았다. 높은 산마다 올라 가고, 무성한 나무 밑마다 찾아 가서 음란을 피우지 않더냐?

 

 7  그런 짓을 실컷 하고 나면 행여 나에게 다시 돌아 올까 하였지만, 끝내 돌아 오지 않고 말았다. 그 아우 유다도 똑같은 화냥년으로, 언니가 하는 짓을 모두 보았다.

 

 8  나를 배반하고 놀아났다가 이혼장을 받아 쥐고 내쫓기는 것도 보았다. 그러고서도 겁없이 배신하고 나가서 저도 음란을 피웠다.

 

 9  돌과 나무를 섬기며 음란을 피워 땅을 더럽혔다.

 

10  샛서방을 보며 마음껏 바람을 피우고 나서는 나에게 돌아 오는 체만 하고, 진심으로 돌아 오지 않았다. 똑똑히 들어라."

 

11  야훼께서 나에게 또 이르셨다. "이스라엘도 배반은 하였지만, 본심은 화냥년인 유다보다는 낫다.

 

12  그러니 너는 북녘으로 가서 이렇게 외쳐라.

    ’나를 배반하였던 이스라엘아, 돌아 오너라.

    똑똑히 들어라.

    나는 마음이 모질지 못하여

    너희에게 무서운 얼굴을 못하겠구나.

    똑똑히 들어라.

    아무리 화가 나도 그 마음을 언제까지나 지니지는 못하겠구나.

 

13  이 야훼가 너희 하느님이 아니냐?

    그런데 너희는 거역하기만 하고

    못할 짓만 하였다.

    나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남의 나라 신들을 찾아

    무성한 나무 밑을 이리저리 쏘다니며

    그 얼마나 못할 짓을 하였더냐?

    똑똑히 들어라.

 

14  나를 배반하고 떠나 갔던 자들아 돌아 오너라.

    똑똑히 들어라.

    내가 너희의 가장이다. 나는 너희 가운데서 성마다 한 사람씩, 갈래마다 두 사람씩 뽑아 시온으로 데려 오고

 

15  내 마음에 드는 목자들을 세워 주겠다. 그러면 그 목자들은 알아서 너희를 잘 기를 것이다.

 

16  그 날이 오면 너희는 이 땅에서 불어나 번성하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그 때 다시는 야훼의 계약궤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며, 마음에 두고 생각할 필요도 없게 되리라. 아쉬워 찾거나 새로 만들 필요도 없으리라.

 

17  그 때 사람들은 예루살렘을 야훼의 옥좌라 부를 것이며 모든 민족이 예루살렘에 모여 와 나의 이름 야훼를 불러 예배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그릇된 생각에 끌려 가지 아니하리라.

 

18  그 날이 오면 유다 가문과 이스라엘 가문이 한 덩어리가 되어 북녘 땅을 떠나, 조상들이 나에게서 유산으로 받았던 땅에 함께 들어 오리라.

 

19  나는 너를 아들로 삼아

    기름진 땅을 주고 싶었다.

    뭇 민족 가운데서도 너에게 가장 아름다운 유산을 주고 싶었다.

    나를 아비라 부르며

    행여 나를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20  그런데 애인을 배신하는 여인처럼

    너 이스라엘 가문은 나를 배신하였다.

    똑똑히 들어라.’"

 

21  이 언덕 저 언덕에서 소리가 들려 온다.

    이스라엘 백성이 저희 하느님 야훼를 잊고

    탈선하였다가 울며 애원하는 소리다.

 

22  "배반한 자식들아, 돌아 오너라.

    너희의 마음을 바로잡아 나를 배반하지 않게 하여 주리라."

    "우리가 지금 야훼께 돌아 옵니다.

    우리 하느님은 야훼뿐이십니다.

 

23  언덕 위의 산당들은 모두가 헛된 것이었습니다.

    이 산 저 산에서 수선을 떨어 보았지만

    모두 헛된 일이었습니다.

    우리 하느님 야훼밖에

    이스라엘을 건져 주실 분은 없사옵니다.

 

24  그런데 조상들이 애써 얻은 것을

    일찍부터 우리는 바알에게 바쳤습니다."

    "우리가 선조 때부터 이날까지

    하느님 야훼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우리 하느님 야훼께 죄를 지었구나.

 

25  이제 다같이 부끄러운 몸,

    엎드리자.

    창피한 줄 알아 얼굴을 가리우자."

 

 

*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 하느님의 도움으로 에집트 노예살이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에 들어 왔건만 그분의 능력과 사랑에 대한 믿음을 잃고 가나안 땅에서 이미 정착하여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방인들과 자신들보다 훨씬 더 강대한 이방인들의 우상을 부러워하고 그들과 다를 바 없이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야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물질적인 풍요를 쫓아 이방인들이 섬기던 우상을 따라 숭배하던 이스라엘의 잘못을 바람피운 여인의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는 오늘의 예언 말씀은 어쩌면 세상을 살면서 자꾸 하느님보다는 세상의 편안함과 풍요로움에 마음을 빼앗기곤 하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씀 같습니다.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해서 이웃을 배려하거나 돌아볼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우리 자신을 향한 말씀 같습니다.

 

"우리가 선조 때부터 이날까지 하느님 야훼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우리 하느님 야훼께 죄를 지었구나. 이제 다같이 부끄러운 몸, 엎드리자. 창피한 줄 알아 얼굴을 가리우자." (예레 3,24~25)

신앙의 선조들이 피로서 지켜 물려준 신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살고 있는 우리들이 뉘우침처럼 느껴집니다.

 

주님, 늘 저희가 한 눈을 팔 때마다 저희들을 지켜주시고, 저희들을 온갖 욕심과 죄악에서 지켜주소서. 저희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주님께 돌아와 용서를 청하며 바르게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그리고 주님의 말씀 안에서 늘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5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