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지금 사랑하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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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balumi] 쪽지 캡슐

2001-01-17 ㅣ No.3384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삐져나갈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는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말에 대한 책임때문에 올가미를 쓸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땐 울고불고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같은 방에 같혀

 

 

 

반성문같은 글이나 쓸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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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순간 머리속이 띵한 것이 어디에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올려본다...

 

 

 

이 글을 쓴 사람의 의도라면 난 당연히 유죄다...

 

그렇다면 죄에 대한 댓가를 치루어야 할게다...

 

 

 

어쩜 난 한동안 죄의 댓가를 치루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지금도 치루고 있는 중일지도...

 

 

 

나도 겨울이 가기 전에 감옥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것을 써야

 

모든 댓가를 다 치루고 사랑할 수 있게 될까???

 

 

 

다들 지금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

 

반성하고...

 

빠른 대책을 세우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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