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가을단상1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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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pjohn] 쪽지 캡슐

2001-09-25 ㅣ No.4353

지난 주일 도보성지 순례를 절두산까지 하였습니다.

강변을 따라 걷는 빨간 옷의 행렬이 무척이나 인상깊었지요.

 

어느 곳에서 부터인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있었습니다.

하늘하늘 강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였습니다.

 

코스모스는 홀로 피지 않습니다. 아니 홀로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왠지 볼품이 없습니다. 늘 더불어 피는 코스모스 꽃. 그렇게 함께 하기에 생명력도 질기나 봅니다.

 

우리들의 많은 순교선열들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 때문에 목숨을 바치셨던 분들입니다.

이들이 순교할 수 있었던 첫째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었다면 두번째는 함께 했던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며 신앙을 북돋았던 서로가 있었기에 그렇게 많은 순교자들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코스모스가 함께 피어 아름답듯 우리의 신앙도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아름다울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뇌입니다.

도보성지 순례를 함께 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끝까지 걸었고, 걷는 당위를 인식했겠지요.

비록 좀 못나고, 부족하지만 함께 걷는 신앙의 동반자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가는 동반자였던 것입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벗이었던 것입니다.

 

나 홀로 피는 꽃이 아니라 함께 피는 가을의 코스모스처럼 우리들도 함께 신앙의 꽃을 피워가는 것은 어떨런지요.

’함께함’의 소중함을 가을의 초입에 함께 사색해 보는 것은 또 어떨런지요.

 

p.s : 고덕동 자유 게시판이 영 썰렁하여 이렇게 몇 자 적었습니다.

    앞으로도 가을과 관련해서 몇 번이 될지는 모르지만 저의 작은 생각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서로의 추억이나 생각을 함께 나누었으면 더욱 좋겠지요. 그럼 풍성한 가을 일구어 가십시요.

 

머털이 박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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