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저희들더러 떠나라고 하시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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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4-30 ㅣ No.3405

정말 정말 너무하십니다.

교구장님도 너무하시고

주교님도 너무 하시고

장안동 본당 신부님도

답십리 본당 신부님도

너무 너무 야속스럽고

정말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저희들 더러 떠나라고 하시다니요.

 

20년, 30년 깊은 정이 든 본당입니다.

저희들이 등짐 져서 모래 퍼 올리고

벽돌을 져 나르고

거푸집 뜯어내다가 못에 찔려

피 흘려 가며 지은 본당입니다.

저희들 집사람이 머리에 수건 질끈 싸매고

골재값을 아끼기 위해 못 쓰는 벽돌을 망치로 부시다가

손등을 다쳐 싯퍼렇게 멍이들고

그 손으로 일꾼들 밥을 해 먹이며

땀 흘려가며 지은 본당입니다.

저희들더러 떠나라고 하시다니요?

직접 두눈으로 안 보셔서 그렇지

그 광경을 보셨더라면 저희들 더러

떠나라고 하지는 아니 하셨을 겁니다.

 

앞집 교우는 장안동 본당

뒷집 교우는 답십리 본당

물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

지역 소공동체 활성화가 교구 사목방침이니까요

그러나 장안1동 장안시장 쪽 교우들은

이제까지 걸어 다녔던 성당을

앞으로는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을 가야만 합니다.

답십리 본당보다 두 배는 더 머니까요

동 이름 다르다고

장안동사람은 무조건 장안동 본당으로 가라는 것은 무리에요.

과거 군사정권 시절 유권자 수에 맞추기 위해

소위 '게리맨더링' 때문에 의해 죽죽 그어진

획일적 군사행정을 교회가 추인하는 거에요.

 

언젠가는 그 쪽에 본당이 선다고 그럴듯하게 말씀하시지만

글쎄요. 어느 천년에 새 본당이 서겠습니까?

교우는 점점 줄고 냉담자는 더욱 늘어만 가는데.....

경제는 더욱 어려워져 가고

신자들은 더욱 영악해져 가는데....

교회가 자꾸만 신자들에게 부담을 준다면

누가 교회를 찾겠습니까?

오히려 교회를 떠나는 이들이 늘 것 같아 걱정인데  

말 잘 듣는 순한 양들조차 광야로 내몰면서

어떻게 새 본당을 지으신다 하십니까?

내 마음 가는대로 다녔던 개신교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집을 팔아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정이 든 사람들, 정든 단체들도 다 버리고

마치 남의 집 같은 다른 본당으로 일괄전출이라니요?

정말 야속하고 원망스럽습니다.

 

못 가겠다고 발버둥을 쳐도

떠나라시면 떠나야지요.

순명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시집을 가도 친정집이 잘 사는 형편이면

그래도 떠나는 마음이라도 홀가분 하겠지만

당장 친정집 살림은 거덜이 나는데

저희들 보고 떠나라고 하시다니요?

재정이 20%나 줄고

누가 돌아가셔도 당장은 수세조차 거두어 줄 수 없도록

내 친정집이 참으로 딱한 형편이 되는데

시집가는 사람 마음이 오죽 하겠습니까?

 

교구장님도 너무하시고

주교남도 너무하시고

장안동 신부님

답십리 신부님

모두 모두 너무 하십니다

 

어찌 하오리까? 어찌 하오리까?

장안동에 사는 저희 답십리 신자들

어찌 하오리까, 어찌 하오리까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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