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2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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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9-17 ㅣ No.4788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21/09/25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91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제52차 셰계성체대회를 마무리 하시면서 폐막미사에서 성찬례는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우리에게 떠올려줍니다라는 주제로 강론을 하셨습니다.

 

그저께와 어저께의 복음에서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9) 라고 물으셨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각자를 몸소 바라보시면서 개별적으로 물으십니다. “그러면 나는 너에게 누구인가?” ‘나는 너에게 누구인가?’ 이 응답에서 제자됨의 쇄신이 나옵니다. 제자됨은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예수님의 선포이고, 둘째는 예수님과 함께 식별하는 것이며, 셋째는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여정입니다.

 

1. ‘예수님의 선포입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예수님의 물음에 제자들을 대변하는 베드로 사도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이 때부터 십자가의 죽음을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우리도 십자가에 못 박히신 하느님의 종보다는 강력한 메시아를 선호합니다. 성찬례는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우리에게 떠올려주기 위해 우리 앞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쪼개진 빵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자신을 내어주신 사랑으로 드러냅니다. 우리는 예식적인 요소를 더할 수 있지만, 주님께서는 쪼개지고, 나눠지며, 먹히는 빵의 단순함 안에 계십니다. 그분께서 거기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종이 되시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 죽으십니다.

 

2. ‘예수님과 함께 식별하기입니다. 주님의 선포에 대한 베드로 사도의 반응은 전형적으로 인간적입니다. 십자가, 곧 고통의 전망이 나타나자마자 인간은 저항합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내면을 치유합니다.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은혜 넘치는 내적싸움, 하느님의 사고방식에 따라 생각하는 것인간의 사고방식에 따라 생각하는 것사이의 극심한 갈등을 체험합니다. 영예와 특혜에 집착하고, 위신과 성공을 바라는 세속의 논리입니다. 세상에서는 눈에 띄고 힘 있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타인 앞에서 자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될 줄 아는 게 중요합니다.

 

십자가 위에서 침묵 중에 다스리는 분과 우리의 원수들을 잠잠하게 하려고 힘으로 다스리는 거짓 신은 얼마나 거리가 먼지요! 오직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그리스도와, 세상이 치켜세우는 힘있고 승리하는 메시아들은 얼마나 다른지요! 성체조배를 통해 주님께서 원하시는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도록 영감을 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곳 말입니다. 바로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세 번째 단계에 도달합니다.

 

3.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여정입니다. 이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여정은 성공을 향한 도움닫기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여정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섬으로써 시작합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공허한 감탄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구체적인 본받음으로 넘어갈 것입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라 걷는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깨달으며 예수님과 똑같은 신뢰를 갖고 삶에서 전진하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마르 10,45 참조), 스승의 길과 똑같은 길을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라 걷는다는 것은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만나기 위해 날마다 발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성찬례는 우리를 이 만남으로 이끌고, 우리가 한 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며, 타인을 위해 우리 자신을 기꺼이 쪼개도록 부추깁니다. 반복되는 예식에 의존하는 신앙에 머무르지 말고, 세상에 생명을 주시기 위해 쪼개진 빵이시며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새로움에 마음을 엽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기뻐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기쁨을 전할 것입니다.

 

원문: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1-09/papa-francesco-budapest-statio-orbis-congresso-eucaristico.html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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