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8주간 토요일 ’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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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0-10 ㅣ No.4809

연중 제28주간 토요일 ’21/10/16

 

제가 미국에서 사목하고 있을 때입니다. 한번 우리 신자들이 무려 세 시간이나 걸쳐 미사를 참례하러 간다고 하길래 따라나섰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신자들이 토요일 10시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서 새벽 6시부터 찾아 나선 오리건주의 그로토(The Grotto National Sanctuary of Our Sorrowful Mother)라는 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지였는데, 그곳에는 전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청년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정도로 병고에 시달리게 되었는데, 그 아들이 밤새 어머니를 돌보며 기도를 바쳤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어머니를 살려주시면 제 목숨을 주님께 바치겠습니다.’ 그 다음 날 기적같이 어머니는 살아나셨고 아들은 감사의 표현으로 자신이 약속한 대로 수도원에 들어갔습니다. 그 수도원은 절벽 위의 커다란 수도원이 되었고, 산 아래 성전에는 그 청년의 어머니와 기적을 기리는 동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로토 성전에서는 수사 신부님들이 모여 미사 중에 환우들에게 기름을 듬뿍 발라주면서 안수를 하며 병자성사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전세계에서 그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돌아와 예식서를 확인해 보니, ‘미사 때 거행하는 도윺 예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와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우리 성당에서는 병자성유의 기름을 솜에 묻혀 이마에 발라주지만, 미국 성당에서는 기름을 그냥 찍어서 머리에 발라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말씀대로 구원사업을 이룰 수 있는 은총을 내려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루카 12,8.11-12)

 

병자성사를 통해 우리는 병이 치유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병이 낫지 않아도 우리가 병고에 시달리며 겪는 고통을 주님께서 세상을 구하시기 위해 겪으셨던 그 고통에 합치시켜 주셔서, ‘우리의 고통을 주님께서 세상 구원을 위한 도구로 써 주십사!’하고 청하게 됩니다. 세상을 살면서 겪게 되는 온갖 어려움과 아픔을 주님 사랑 안에서 씻고 위로받으며 힘을 얻어 우리도 성화 되고 우리의 고통도 주님 도구로 성화시켜 주님 사랑의 나라를 만들어나가는데 봉헌하며 힘차게 살아가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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