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6주간 목요일 ’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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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2-08 ㅣ No.4934

연중 제6주간 목요일 ’22/02/17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왜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고 있는가?

내 입신양명을 위하여?

아니면, 예수님께서 목숨을 바쳐가며 헌신하신 하느님 나라의 구현을 위하여?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가시면서, 제자들에게 예수님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자 하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7)

 

제자들은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이나 엘리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말한다고 대답합니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28)

 

예수님께서 다시 제자들 자신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다그치듯이 물으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29) 그러자 베드로가 기특하게도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29) 하고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속으로는 베드로가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아차린 것에 대해 기쁘고 대견스러웠는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일단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예수님께서는 영광의 그리스도에 대한 환영과 기대를 하지 말도록 박절하게 잘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영광과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사람들의 고통 속에서 수난당하시고 희생당하시면서 사람들의 죗값을 대신 짊어지고 돌아가셔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강조하십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알아보았던 베드로가 이번에는 아직 그리스도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어리석은 집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예수님께서 버림받고 수난당하실 수 없다고 말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이 어리석은 태도를 접하시고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33) 하며 꾸짖으시며 다시 한번 그리스도에 대한 정확한 신원과 역할을 일깨워주십니다.

 

내가 알고 믿는 예수님은 누구를 위한 그리스도이신가?

주로 무엇 때문에 예수님을 찾고, 어떤 기도를 드리는가?

내 믿음은 무엇을 향한 믿음인가?

내가 추구하는 꿈과 이상이 이루어졌을 때, 가장 혜택을 입을 사람이 누구일런가?

제단 위에 걸려있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한낱 장식과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세상 구원을 향한 자기희생의 자비와 사랑을 드러내는 하느님의 영광이기를 되새겨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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