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 기념일 ’22/02/23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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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2-17 ㅣ No.4940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 기념일 ’22/02/23 수요일

 

우리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생애와 활동을 함께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 생각해 봅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나와 같은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지, 나와 비슷한 취미와 나와 비슷한 재력과 생활 수준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보아 결정하기도 합니다. 굳이 마음을 모아 생각하고 계획하여 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레 같은 조건과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도 아니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못 하게 막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마르 9,38)

 

그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39-40)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누군가가 성당에 잘 나오느냐?’ ‘잘 안 나오느냐?’를 따지시는 것보다, 실제로 예수님을 마음으로 믿고,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실천하며 사느냐의 여부를 우리에게 물으시는 듯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설사 지금 성당에 잘 나오지 않고, 아침저녁 기도도 안 바치지만,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아껴주고, 덮어주며,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양보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모른 체하시거나 내치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부모가 아니고서, 누가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해 주시겠습니까? 아마도 부모 말고는 주 하느님만이 우리를 품어 안아주실 것입니다.

 

심지어는 우리 말을 잘 들어줘서 예비신자가 되어 성당에 와주고, 우리가 이웃돕기를 할 때, 우리와 함께 일하는 사람을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가 하는 말을 반대하지 않고, 우리가 하는 일을 시샘과 질투와 자기 사리사욕에 배치된다고 훼방 놓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나마 황송하다고 타이르시는 듯합니다. 우리 부모 말고, 누가 내가 잘못했을 때 감춰주고, 대신 갚아 주겠습니까? 아마도 부모 말고는 예수님만이 우리를 대신해서 갚아 주시고 희생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실수하고 죄를 지어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 어느 누가 우리를 손가락질하지 않고 욕하지 않는 사람은 주 하느님뿐입니다.

 

주 예수님을 사랑하여 온전히 믿고 따르지는 못하더라도, 이웃에게 해 끼치지 않고, 주닝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바른 마음을 가지고 주님을 바라보는 사람이 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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