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3동성당 게시판

씨봉이 심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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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화 [ironflower] 쪽지 캡슐

2000-02-26 ㅣ No.619

 

살아가는,생명이 있는 물체.곧 생명체라면 무엇이건 먹고 또 그만큼 버리기 나름이다.

어느 무엇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거늘  왜 씨봉이(우리 내무반 줏어온 고양이)는 싼다는 이유만으로 밖으로 버려져야만 할까?

뚫린 코로 냄새가 스며들기에? 그렇다고 막아버릴 순 없지않은가?

우리 코건 씨봉이의 똥구멍이건..

단지 안타까운건 후회되는 건 우리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키우지 못할거면 들고오지를 말았어야했고 들고 왔더라도 빨리 밖으로 보내 보렸어야 했다.

이젠 늦었다.--늦었다고 생각했을때가 가장 이른 때다(?)-- 보내버려도 쫒아만 오고 보내버린다해도 얼어죽기 딱 좋은 날씨다.

오늘이 씨봉이에게는 심판의 날이 될 듯 싶다.

왜냐하면 3~4일 동안 먹은양을 한꺼번에 싸제껴 버렸고 내무실의 모든 사람들이 냄새를 맡았으며 한명 두명씩 마음의 결단을 내렸다. 하물며 그녀에게서 우리 중대에서 단 하나뿐인 여자에게 모두들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년도 눈치챘나보다.

날 보더니만 몸을 세우고 (게다가 털까지)눈을 부라리고 발톱을 드러냈다.(그래 맞어 덤비기도 했어)

자신을 미워하는데 대한 반항이었을까?

아니면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절대로 그럴수 없다는 위협일지도...

 

그래서 난 몸으로 대답했다.내 전투화와의 접촉으로...

결국 NO!!!  라는 게지.

 

                             96년 12월 12일

                               무책임한 씨봉이 관리병 사수의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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