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자신을 다루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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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환 [julyang] 쪽지 캡슐

2001-02-24 ㅣ No.2577

 

남편이 청년시절을 보낸 청량리성당에서 처음에 사무장으로 일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을 때 옆에서 저는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님께서 밝은 빛으로 비추어 주셔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당신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벌써 4년이 되어가는군요.  그간 항상 기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쁜 것보다는 좋은 일이 훨씬 많은 자리에서 -  같은 일터에 있다보니

제가 그 심정을 쉽게 알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요 -   기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종일 하느님이 계시는 성전에서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자리임에 틀림없습니다.  

 

제가 이기헌 주임신부님을 몇번 뵙지는 않았지만 다정하신 성품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답니다.   지난번 시아버님의 장례때도 섬세하게 마음 써주셔서

아직도 감사하는 마음이 이 가슴에 따듯하게 남아있는데 예기치 않던

이동 소식을 듣고 섭섭한 마음이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저도 이럴진데 청량리성당 형제, 자매님들은 비할 수 없이 더 하시겠지요.

 

이렇게 저렇게 복잡한 마음일 남편도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뭐라고 얘기해주고 싶은데 부푼 풍선처럼 가슴에 가득한 말들이

쉽게 나오지 않는군요.  

 

인터넷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들여다보다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글이 있어서 띄어봅니다.

 

이기헌 신부님!

사제들을 특별히 사랑하시는 성모님께 의탁하며.....

가시는 곳에서도 주님의 은총가운데 늘 기쁘고 보람된 삶,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활 만드는 사람은 활을 다루고

뱃사공은 배를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다루네.

 

아무리 바람이 거세게 불지라도

반석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그 뜻이 굳어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네.

 

깊은 못물은 맑고 고요해

물결에 흐리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를 듣고

그 마음 저절로 깨끗해지네.

 

(법구비유경 명철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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