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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 밥 사줄께. 힘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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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junon] 쪽지 캡슐

1999-09-09 ㅣ No.363

 산다는게 다 그런거야    

 

 음악도 모르던 네 녀석이 필하모니에서 잠자고 있을 때 우리는 깊은 감상에 빠져있는 줄 알았다.   

 

 옆구리에 항상 두꺼운 책을 끼고 연극이며 영화며 줄기차게 관람하던 너 위대한 예술가가 이 땅에 태어나는가 했다.

 

 휴일이면 카메라를 들쳐메고 교외로 빠져나가기 바쁘던 너 낭만적으로 살아갈 줄 알았는데 우연히 전철에서 만난 날

 

 이마에 깊이 패인 주름 덥수룩한 수염 신문을 남산만큼 펴고 보는 너도 나와 같은 통속적인 인물이 되었구나    

 

 친구야! 산다는 게 다 그런거야 살아감에 멋을 부리게나 우리는 낭만파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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